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경찰이 최악의 미제사건으로 남아있던 '화성 연쇄살인 사건' 용의자를 33년 만에 특정한 가운데 울산지역 장기 미제 사건들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린다. 19일 울산지방경찰청 미제전담수사팀에 따르면 울산지역에서 재수사를 벌이고 있는 미제사건은 모두 14건이다.

# 옥교동 단란주점 피살 대표 미제사건   
대표적인 미제사건은 '옥교동 단란주점 살인사건'이다. 지난 2001년 7월 4일 새벽 울산시 중구 옥교동의 한 단란주점에서 업주와 종업원 등 2명이 흉기에 찔려 살해됐다. 사건 당시 경찰은 수사본부까지 꾸려 단란주점 방문객 모두와 조직폭력배, 내연남 등을 용의선상에 올려놓고 수사를 벌였지만 알리바이 등이 밝혀지면서 사건은 미궁에 빠졌다. 현장의 계단 등에 남아있던 몇 방울의 혈흔(AB형)을 단서로 수사를 이어갔지만 결국 범인을 특정하지 못하고 6개월 뒤 장기미제사건으로 분류됐다.

'탑골계곡 40대 다방 종업원 알몸피살 사건'도 주목받는 미제 사건이다. 2001년 7월 8일 울주군 두서면 탑골계곡에서 다방종업원이 알몸상태로 피살된채 발견돼 지난 2013년 50대 남성을 용의선상에 올려놓고 내사를 벌였다. 하지만 조사 중 피내사자가 "누명을 써 억울하다"며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서 사건은 미궁에 빠졌다.

'관리인 야구방망이 피살사건'도 18년째 해결이 안 된 상태로 남아있다. 2001년 8월 31일 오전 5시 45분께 중구 복산동 함월초등학교 인근 한 주차장 관리실에서 관리인이 둔기에 수차례 맞아 피를 흘린 채로 발견됐다. 살인 도구로 추정되는 피 묻은 야구방망이가 사고 현장에서 발견됐지만 용의자를 찾아내지 못했다.

# 4년 수사 끝에 노인살해 범인 잡기도
1998년 발생한 '살충제 요구르트 사건'도 범인을 잡지 못한 대표 미제 사건으로 남아 있다.

1998년 7월 19일 오후 6시께 신체에 장애가 있는 김 모(당시 12) 군이 아버지와 함께 울산시 남구의 한 백화점 식품매장을 방문해 딸기 맛 요구르트를 사 마셨다가 10여 분 만에 구토와 함께 의식을 잃어 병원으로 이송돼 55시간 뒤인 22일 숨졌다.

경찰은 김 군이 마신 요구르트를 수거해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정밀 분석을 의뢰한 결과 진드기 살충제인 '포스파미돈'이 검출된 것을 확인했다. 경찰은 처음엔 불특정 다수를 노린 독극물 주입 범행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하다가 요구르트 팩에 독극물을 주입한 흔적이 없던 것 등을 토대로 요구르트가 판매된 후 살충제가 투입된 것으로 판단, 아버지 김 모(당시 49) 씨에게 집중했다.

그러나 김 씨는 아들의 장례식이 열리기 직전인 24일 새벽 도주해 현재까지 행적이 파악되지 않고 있다. 검찰은 2013년 7월 17일 공소시효를 하루 남기고 김 씨를 살인 혐의로 기소했고, 현재 수배 상태에 있다.

2016년에는 2012년 울주군 온양읍 움막 노인 살해사건의 범인을 경찰이 4년 만에 붙잡기도 했다. 당시 경찰은 움막이 마을에서 1.5㎞가량 떨어져 있고, 범행에 사용된 둔기나 용의자의 지문 등 단서를 발견하지 못해 수사에 어려움을 겪었다. 조홍래기자 usjhr@

저작권자 © 울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