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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보】=울산지역 대표 도서관인 중부도서관의 혁신도시 이전을 놓고 운영주체인 울산시교육청이 이전 비용을 공동부담하지 않을 경우 설립주체인 중구가 '운영권'을 이관 받아가는 것을 전제로 한 '물밑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울산시교육청은 예산지원 불가의사를 전달했고, 자체 재원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구가 돌파구를 모색하는 과정에서 국시비의 도움을 받아 '제2시립도서관'을 짓는 방안이 제기돼 파장이 일고 있다.


22일 울산시교육청과 중구청에 따르면 시교육청은 최근 시의회 교육위원회 이상옥(중구) 의원에게 중부도서관 이전 비용을 부담할 수 없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이는 이 의원이 중부도서관 이전을 위해 시교육청이 일부 비용을 부담할 수 있느냐는 입장을 청취한데 대한 회신이었다. 이 의원은 중구는 사실상 도서관 이전 예산을 마련하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올해초부터 적기 설립을 위한 관계기관간 입장을 조율해 왔다.


이 의원은 도서관 건립비용 중 30억 원을 시교육청이 부담해달라고 요청했다. 이는 전체 건립예산 300억 원 가운데 중구가 부담해야할 것으로 보이는 69억 원의 절반 정도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이 의원은 “교육위원이자 중구에 지역구를 두고 있는 의원 입장에서 최대의 현안으로 판단되는 중부도서관 이전 사업을 성사시키기 위해 수차례 관계기관과 협의를 진행해왔다"며 “도서관 운영권자인 시교육청은 관계법령상 예산 지원이 어렵다는 입장을 통보해왔고, 중구는 건축비를 전액 부담하게 된 만큼 도서관을 설립한 후 운영도 직접하는 방안에 대해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혁신도시로 이전이 확정된 도서관 건립 비용은 부지와 건축비를 합쳐 300억 원이다. 이 중 시립미술관에 편입된 도서관 부지 보상금으로 확보한 75억 원을 뺀 나머지 부족 재원은 230억 원이다. 재정자립도가 낮아 자체 예산 조달이 불가능한 중구는 정부의 '생활형 SOC복합화'사업 공모를 활용해 이를 충당한다는 계획을 세운 상태다. 국비로 40%인 92억 원을 확보하고, 나머지는 60%은 시비와 구비로 절반인 69억 원 씩 채우겠다는 방안이다.


예상확보 계획을 수립하는 과정에서 사실상 '제2시립도서관'의 기능을 갖춘 거점도서관으로 설립하는 방안이 논의됐다. 이 의원은 “남구에 설립된 도서관이 주차난과 악취 민원이 끊이지 않고 있고, 상대적으로 접근성도 낮아 이를 보완하는 도서관 설립이 요구되는 상황"이라며 “시의 도움을 받아 짓게 되는 만큼, 중부도서관을 지어 이같은 요구를 충족시키는 방안도 거론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시는 최대한 예산을 지원하겠다는 입장이다. 실제 1차년도 예산으로  9억8,000만 원을 편성해 놓고 있다. 그러나 중구는 도서관 운영권에 대해 구체적으로 정리된 것은 전혀 없다는 입장이다.


중구 관계자는 “도서관 설립 비용 마련이 현실적으로 어려운 것은 맞다"며 “그렇다고 시교육청이 무조건 예산을 부담해야한다거나, 부담하지 않을 경우 운영권을 가져오겠다는 뜻은 아니다"라며 선을 그었다. 시교육청은 이번 주중 구체적인 사실 확인에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운영권 이관설이 설왕설래하고 있다는 것은 알고 있다"며 “중부도서관은 한해 운영비만 30억 원에 달한다. 지난 35년간 1,000억 원이 넘는 비용을 교육청이 감당해왔는데, 이번 이전비용 부담문제 하나를 빌미로 운영권 이관을 거론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이상옥 의원은 양기관의 입장을 추가 수렴해 중부도서관 운영권 이관 문제를 다음 임시회에서 이를 공론화한다는 방침이다. 중부도서관은 울산 최초의 도서관으로 1984년 개관했다. 미술관 건립 부지에 편입되자 지난 2017년 중구 성남동 '임시도서관'으로 이전, 도서 열람 등 기본적인 기능만 갖추고 운영을 이어가고 있다. 중구는 혁신도시 부지에 내년 하반기 착공해 2023년 개관할 계획이다.  하주화기자 usj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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