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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품하는 땅서향숙 글/박도현 그림
하품하는 땅서향숙 글/박도현 그림

어릴 때 자투리 땅만 보여도 풀을 뽑고 씨앗을 뿌려 채소를 가꾸던 동네 할머니가 생각납니다.
저기서 뭐가 될까 생각했던 내가 미안할 정도로 가을에는 배추, 무, 고구마가 가득한 텃밭으로 변해 있다는 거예요. 깜짝 놀랄 일이죠.
가만히 자고만 있을 빈 공터가 할머니의 잦은 손길로 먹거리를 내어주는 멋진 텃밭으로 일구어져 해마다 넉넉하고 풍요로운 땅으로 변했다는 거예요.

땅은 손길 하나에도 보답하고 거짓말하지 않는다는 것이죠.
요즘은 선을 딱 긋고 출입금지라고 되어있는 빈공터를 흔히 볼 수가 있어요. 농작물 금지 팻말 뒤로 잡초만 무성하게 돋아나 있기도 하지요.
사람들은 땅에 시멘트를 깔고 철근을 세워 건물 짓기에만 집착하는 거 같아요 보들보들 흙이 쌓인 땅 보기가 힘들어요.

자연이 가지고 있는 자연스러움은 잊어버리고 오로지 빠르고 편리만을 추구하는것 같아 아쉬워요.
겨울을 이기고 하얗게 아지랑이 피어나는 보들보들 흙 가득한 땅이 그리워요. 있는 그대로 품은 땅이 내어줄 수 있는 것이 더 많지 않을까 생각도 해봅니다.
자연을 우리가 지키고 가꾸고 보존하는 것도 우리가 해야 할 아주 중요한 숙제라고 생각합니다.

# 아지랑이
춥고 지루한 겨울 내내
웅크리고 잠만 자던 땅
사알살 깨어나서
커다랗게 하품하고 있어
길게
더 기일게
하품하는 땅
하얗게
더 하얗게
일어서는 땅.

# 별을 닮고 싶은 반딧불이
밤하늘에서
줄지어 흐르는 별똥별
하늘이 보여주는
아름다운 별들의 춤
별똥별을 닮고 싶은
반짝이 반딧불이가
꽁무니에 반딧불을 밝히고
밤 들판에 고운 그림 그린다.

서향숙 시인의 말처럼 자연을 좋아하고 멋진 경치를 보고 마음의 울림을 받으면 별똥별처럼 반짝이는 반딧불을 아주아주 많이 볼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요. 아동문학가 박해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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