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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를 끼고 있는 울산이 바다와 관련한 관광 콘텐츠 개발에 무관심한 것은 패착이다. 이제 울산시가 지역 관광활성화를 위해 크루즈 전용부두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늦었지만 다행스러운 일이다. 무엇보다 크루즈 관광선의 입항과 울산지역 관광루트에 대한 윤곽이 골자다. 배를 타고 울산에 와서 보고 듣고 즐기는 콘텐츠가 확보돼야 크루즈 산업 육성이 실효성을 거둘 수 있다. 

이와 관련 울산시는 크루즈 전용부두 건립 타당성 조사 용역 중간보고회를 갖고 과업 수행 내용과 향후계획 보고, 관계 기관과의 의견을 교환했다. 보고회에서는 크루즈 전용부두가 건립될 경우 울산지역 관광루트에 대한 검토안이 제시돼 눈길을 끌었다.

제시된 관광루트는 울산권역 3개안과 경주·부산 연계 관광루트 3개안이다. 울산권역 관광루트 A안은 태화강 십리대숲과 울산지역 상가, 대왕암 등을 둘러보는 코스로, 크루즈 입항~십리대숲(60분 체류)~롯데백화점 울산(60분 체류)~대왕암 공원(60분 체류)~슬도(30분 체류)~울산대교 전망대(30분 체류)~크루즈 출항 등의 코스다. 관광루트 B안은 십리대숲을 거쳐 외고산 옹기마을, 간절곶 등을 거치는 코스다. 크루즈 입항~십리대숲(60분 체류)~외고산 옹기마을(75분 체류)~간절곶(60분 체류)~크루즈 출항 등의 코스로 짜여졌다.

관광루트 C안은 반구대암각화와 대왕암 등 역사와 경관 중심의 코스로, 크루즈 입항~십리대숲(60분 체류)~반구대암각화(75분 체류)~대왕암 공원(60분 체류)~슬도(30분 체류)~크루즈 출항 등의 코스로 짜여졌다. 관광루트 D안은 울산을 출발해 경주권역을 다녀오는 코스다. 크루즈입항~불국사(60분 체류)~황리단길(60분 체류)~경주대릉원·천마총(45분 체류)~첨성대(20분 체류)~동궁과 월지(45분 체류)~크루즈 출항 순으로 코스가 구성됐다.

관광루트 E안은 울산을 출발해 부산권역을 다녀오는 코스로, 크루즈입항~해운대해수욕장(30분 체류)~신세계센텀시티점(75분 체류)~남포동(75분 체류)~크루즈 출항하는 순으로 구성됐다. 관광루트 F안 역시 기장과 해운대 등 부산권역을 둘러보는 코스로, 크루즈입항~기장 롯데아울렛(120분 체류)~해운대 해수욕장·마린시티(90분 체류)~크루즈 출항 순으로 짜여졌다. 

이날 중간보고회에서는 중국 의존도 중심의 크루즈 시장 구조를 극복하기 위해 △다양한 국가 관광객의 요구를 충족할 수 있는 관광상품과 마케팅 전략 수립의 필요성과 함께 △한중일 크루즈관광객 무비자 추진 등을 통한 출입국 시간 단축 및 관광시간 확대 방안 마련 등이 제기됐다.

제시된 광광루트 대부분 매력적인 콘텐츠다. 이를 위해서는 크루즈 전용부두가 반드시 필요하다. 울산시는 이미 '크루즈 전용부두 건립 기본구상 및 타당성 연구용역'을 지난 4월 착수해 다음 달 완료 예정이다. 울산시는 매년 10여 척에 이르는 국제크루즈선이 울산항에 기항하는 등 크루즈 산업의 발전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하고 울산항만공사와 함께 크루즈 산업기반과 전용부두 건립 타당성을 객관적으로 검토해 크루즈 산업을 육성 시켜 나간다는 복안이다. 

울산이 남북관광 교류에 대비해 크루즈 여객터미널을 조성하고, 지역 특성을 부각한 관광 상품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는 정책 제언은 이미 여러 차례 나온 바 있다. 울산발전연구원 유영준 박사는 이미 '남북 교류 활성화에 대비한 울산형 관광 상품 개발'에서 이 같은 점을 시사했다. 유 박사는 "남북 교류가 활성화되면 향후 북한을 찾는 국내·외 방문객이 늘어나고, 이 과정에서 울산이 북한과 북방 경제권을 오가는 노선에서 중간 경유지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외국인들이 경제 교류나 관광 목적으로 북한을 오갈 때 교통편으로 선박을 선택하는 경우, 울산을 거치는 옵션 상품을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를 위해서는 울산신항을 북방 경제 허브 항구로 조성하고, 인접 항인 울산항을 해외에서 북한을 오가는 크루즈 선박 관광 경유지로 성장시켜야 한다고 조언했다.

울산이 보유한 5대 관광 테마인 산업, 산악, 생태, 역사·문화, 해양 중 지역 특성을 부각할 수 있는 테마를 활용하면 크루즈 관광의 질적인 우위도 확보할 수 있다. 울산이 항만을 중심으로 미래 발전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는 오래된 일이다. 최근 들어 울산항을 북방물류의 중심항으로 육성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는 상황이다. 송철호 시장의 의지도 남달라 보인다. 

문제는 철저한 준비와 정부의 지원이다. 태화강 국가정원과 크루즈 관광, 산악관광이 결합된다면 해오름 동맹 관광 상품과 함께 대박이 날 가능성이 높다. 우수한 콘텐츠와 알찬 프로그램을 만드는 일이 선결과제다. 철저하게 준비해 정부를 설득하고 기반을 다져 나가야 한다. 하루  아침에 될 일이 아니라는 점을 명심하고 하나씩 풀어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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