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울산 염포부두에서 폭발 사고가 발생한 석유제품운반선에 대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해경·소방당국 등의 합동감식이 지연될 것으로 보인다. 선박 내 위험한 화학물질이 다량으로 남아 있고, 현재 제18호 태풍 '미탁'까지 북상 중이어서 쉽지 않을 전망이다. 

30일 국과수 등은 이날 오전 11시께 염호부두에 정박된 화재 선박 2만5,881톤급의 스톨트 그로이란드호에 대한 현장 확인 작업에 돌입했다. 이들 기관은 1시간 10여 분 동안 진행한 외부 확인작업에서 최초 폭발지점으로 추정된 선체의 우현 9번 탱크에 폭발 흔적이 있는 것을 발견했다. 당초 선박 내부까지 확인하는 작업을 펼칠 예정이었지만, 선내에 누출된 화학물질 완전히 제거되지 않아 선체 내부의 확인작업은 진행하지 못했다.

해경 관계자는 "회의 결과 일단 선박 내 탱크에 있는 화학물질을 모두 이적한 후 정밀감식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해경과 소방 등은 선박 내부에 있는 화학물질 규모와 상태를 확인하고 전문가와 논의 후 화학물질을 하역하거나 다른 곳으로 옮기는 조치를 할 예정이다. 화재 당시 이 배에는 탱크 총 34기 중 28기에 석유화학제품 14종 2만7,000톤가량이 실려있었다. 화재로 일부는 타거나 누출됐으나 여전히 상당 규모가 탱크에 저장돼 있다.

또 해경과 해수청 등은 현재 북상 중인 제18초 태풍 '미탁'에 사고 선박 파손 대비와 현장 보존에도 고심하고 있다. 해수청은 이날 선박대피협의회를 열고 태풍 접근 시 스톨트 그로이란드호를 염포부두에 그대로 계류시키기로 결정했다.

해수청 관계자는 "배 엔진 가동이 잘되지 않는 상태인 데다, 내부 조사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배를 움직이게 되면 예상치 못한 상황이 발생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해수청은 선수와 선미 부분을 부두에 줄로 단단히 묶고, 비상 상황을 대비해 예선 두 척을 인근에 배치하기로 했다.  정혜원기자 usjhw@

저작권자 © 울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