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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 그룹 산하 형제 회사인 현대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 노사가 나란히 올해 임금협상 타결에 실패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현대중공업 사측이 이달 안으로 교섭안을 제시할지가 관건인데, 법인분할 투쟁, 하청 노동자 요구안 등을 두고 노사 간 신경전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노조가 만족할 만한 내용을 교섭안에 담아내긴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다. 만약 가능성이 현실이 된다면 현대중공업은 4년 연속, 현대미포조선은 거의 30년 만에 처음으로 연내 타결이 불발되는 셈이다.

현대중공업 노사는 지난 1일 16차 교섭을 열었으나 아무런 성과 없이 마무리했다. 지난 5월 2일 상견례 이후 5개월가량 지났으나 사실상 합의된 내용이 없는 상황이다.

특히 올해 교섭은 회사 법인분할(물적분할) 주총을 놓고 벌인 노사 갈등이 마무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진행된 데다, 노조가 올해 교섭 요구안에 포함한 하청 노동자 임금 개선안 등을 놓고도 입장 차이가 큰 상태여서 장기화할 가능성이 크다.

실제 16차 교섭에서도 법인분할 투쟁, 하청 노동자 요구안 등을 두고 노사가 신경전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는 사측을 압박하기 위해 수시로 파업하고 있지만, 교섭 분위기는 변화될 조짐은 보이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당장 다음 달 노조가 집행부 선거 체제에 들어가게 되면 사실상 교섭이 불가능하게 되기에, 이달 안에 사측이 교섭안을 제시하는지가 연내 타결을 가늠하는 요소로 꼽힌다. 다만, 조선 경기 회복이 예상보다 더딘 분위기여서 회사가 교섭안을 제시해도 노조 요구에는 못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다. 현대중공업 노사는 지난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모두 연내 타결에 실패한 바 있다.

이처럼 임단협이 난항을 거듭하자 최근 현대중공업 노조 게시판에 "하청노동자들의 요구 조건이 과도해 전체적인 노사협상에 '방해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는 불만의 글도 올라오는 등 원·하청 노동자간 '노노 갈등'까지 불거지는 조짐이다.

현대미포조선 역시 지난달 30일 23차 교섭을 연 이후 추가 교섭 일정을 잡지 못하는 등 올해 교섭안이 제시되지 않고 있다. 노조는 회사가 교섭안을 제시하지 않으면 교섭을 진행하지 않겠다는 태도다.

회사가 올해 상반기에만 지난해 대비 39% 상승한 580억 원 영업이익을 달성했는데도 내년 경기 하락을 우려해 임금 부분을 제시하지 못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게 노조의 입장이다. 노조는 이달 11일 전 조합원 부분 파업을 결정한 상태로, 실제 파업에 돌입하면 지난해까지 22년 무분규 신화가 깨진다.  조홍래기자 usjh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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