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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관광산업 관련 행사에서 울산발전연구원이 태화강 국가정원 지정에 따른 생산유발효과를 발표했다. 향후 10년간 9,000억 원에 달하는 것이라는 장밋빛 미래였다. 울산발전연구원 유영준 박사의 주장이다. 유 박사는 '태화강 국가정원 지정 현황'이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태화강 국가정원의 미래에 대해 부푼 꿈을 이야기했다. 태화강 지방정원 당시에 '태화강 십리대숲'과 '태화강대공원' 등을 찾은 방문객 수와 '2017년 국민여행실태조사' 등을 기초로 한 추정치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태화강국가정원으로 인한 동남권 생산유발효과도 1조4,029억 원, 전국적으로는 2조9,179억 원에 달할 것이라는 미래를 펼쳐 보였다. 구체적으로 보면 태화강 국가정원 방문객으로 인해 향후 10년간 발생하는 부가가치유발효과는 울산의 경우 4,293억 원, 동남권 6,468억 원, 전국적으로는 1조2,599억 원에 달할 것이라고 한다. 태화강 국가정원의 연간 방문객 수는 110만3,831명에 달하고, 울산여행자 1인당 평균 지출액은 15만436원, 그리고 이들 방문객이 연간 소비하는 금액은 16만56원으로 예측했다.

이를 위한 조건도 있다. 관광상품 개발이 다양화되어야 한다는 전제다. 유 박사는 태화강 국가정원 관광상품 개발 방안으로 '태화강 국가정원 순환버스 운행'을 제안했다. 순환버스 노선은 태화강 둔치 주차장을 시작해 태화루(태화시장)~태화강 국가정원~삼호철새공원(궁거랑)~오산교~남산동굴피아를 거쳐 태화강 둔치 주차장으로 되돌아오는 안이 제시됐다. 이 밖에도 태화강 국가정원이 단순히 강변을 걷는 것만으로는 방문객이 흥미를 유발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보고 동력을 사용하지 않는 패들보드, 울산형 고래모양 보트, 짚라인 도입 등 수상레저를 활성화 시키는 방안을 비롯해 태화강 배후지역을 대상으로 한 사계절 축제 및 이벤트 운영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태화강 국가정원이 지정된 이후 여러 가지 발전방안이 제시되고 있다. 그중에서도 태화강을 품고 있는 중구와 남구 등 국가정원 인근 기초단체의 이야기는 귀를 기울일 만한 내용이다. 중구는 울산이 국가정원을 보유하게 된 만큼 이를 발판삼아 도심지를 순차적으로 정원화 하는 '도시 정원화 사업' 추진을 집중 건의하고 있다. 이를테면 주택가 골목길부터 번화한 상업지역 등에서 주민들이 직접 마을정원을 만들고 가꾸는 참여형 사업과 우정혁신도시 이전 공공기관들이 적극 참여하는 정원문화 확산 사업 등을 제시했다. 기존 공원들에는 각 공원들만의 특색을 살린 정원을 조성하자는 의견을 내놨다. 실제 크기 공룡로봇이 설치된 공룡발자국은 양치식물 정원으로, 서덕출 공원은 조각 정원으로 꾸미는 식이다. 이 밖에도 태화강 국가정원 전경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전망대를 갖춘 태화근린공원을 조성하고, 이와 연계해 정원특화시장 및 생산단지를 운영한다면 경제적 이점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남구에서도 광범위한 건의 사항이 나오고 있다. 태화강 국가정원부터 태화강 동굴피아, 철새홍보관을 잇는 인도교를 설치해 국가정원을 찾는 방문객들을 지역의 다른 관광지로도 이끌 필요가 있다는 것이 중심이다. 이와 함께 삼호대숲 잔디밭 일원에 생태 습지를 조성하는 등 새로운 관광자원을 개발하고, 이를 바탕으로 체류형 관광상품을 도입하는 방안 등을 건의했다.

문제는 태화강 국가정원 선포식에 따른 단기대책보다 장기적인 마스터 플랜에 있다. 이달 열리는 선포식은 말 그대로 태화강 국가정원을 전국에 알리는 이벤트다. 이 행사는 단기적인 기획과 콘텐츠 구성으로 밑그림을 그리면 얼마든지 홍보를 극대화할 수 있다. 문제는 내년 봄부터 태화강 국가정원을 전 국민이 찾아오게 만드는 일이다. 

울산은 태화강을 모태로 형성된 도시다. 강을 가진 도시는 풍요롭다. 아침나절 태화강 변을 걸어 본 시민들이라면 모두가 공감하겠지만 울산은 복 받은 도시다. 강의 역사는 울산의 역사와 함께한다. 강을 중심으로 사람들이 모였고, 문명이 발원하고 문화와 예술이 피어났다. 태화강 일대는 발길 닿는 곳마다 역사와 설화와 문학이 남아 있다. 이제 우리는 태화강의 활용과 이를 통한 도시 이미지 극대화를 꾀할 시점이다. 지금 태화강을 강으로 이용하는 시설은 나룻배나 용선, 소규모 보트운항 정도가 고작이다.

문제는 강을 어떻게 이용해 태화강을 풍부한 콘텐츠를 가진 국가정원으로 만드느냐에 있다. 강을 그대로 두고 보존하는 데 치중하면 강과 도시는 공존하는 것이라 할 수 없다. 제대로 된 강의 활용은 시민이 강을 즐길 수 있게 해야 한다. 국가정원 지정을 계기로 태화강을 제대로 시민과 함께 하는 강으로 만들어 시민과 관광객들이 태화강을 제대로 볼 수 있도록 종합적인 방안을 마련할 시점이다. 

울산시가 집중하고 있는 백리대숲의 경우도 연결성에 대한 콘텐츠가 반드시 필요하다. 백리대숲을 어떻게 국가정원과 연결하는가는 태화강 국가정원의 미래와 연결되는 문제다. 이 문제는 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 백리대숲과 태화강, 그리고 생태복원을 아우르는 큰 그림을 그려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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