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울산 농수산물도매시장 이전 유치 열기가 뜨겁다. 유치전에 뛰어든 기초자치단체마다 '우리 지역이 유치 최적지'라며 여론전에 나서고 있다.

1990년 남구 삼산동에 개장한 울산 농수산물도매시장은 도매 거래 규모가 증가하고, 소매 점포가 밀집해 공간이 협소함은 물론 건물이 노후됐다는 지적이 오래전부터 제기되면서 이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이에 따라 울산시가 타당성 조사 용역과 시민토론회 등을 거쳐 이전을 최종 확정했다.

필자는 지난달 북구 지역발전위원회 위원장직을 맡으면서 농수산물도매시장 북구 유치 추진위원회 위원장 역할도 하게 됐다. 농수산물도매시장이 북구에 들어서야 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이미 많은 분들이 밝혀 주셨지만 주민의 한 사람으로 이 글을 통해 다시 한번 그 당위성을 설명하고 시민들께 알리려 한다.

기능적 측면을 먼저 살펴보면 울산의 교통 중심축이 북구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기존 도로망과 신규 도로의 확충으로 물류비 절감을 가져올 수 있고, 편리한 유통망을 갖출 수 있다. 아울러 교통망의 확충으로 시장을 이용하는 시민들의 접근성 또한 높아지게 된다.


북구에는 기존 동천서로와 산업로에 더해 최근 오토밸리로와 이예로가 신규 건설됐다. 또 농수산물도매시장이 이전되는 2025년에는 울산외곽순환고속도로도 건설돼 경부고속도로와 연계가 편리해진다.

더불어 예비타당성조사 면제가 확정된 농소에서 외동간 도로개설사업도 완료되면 유통망이 확충됨과 동시에 북구와 인접한 경주 일원 소비자를 끌어들일 수 있다.

경부고속도로가 인접해 있는 울주군도 편리한 교통망을 유치 당위성으로 내세우지만 앞으로 교통망의 중심은 북구로 이동하고, 교통의 편의성은 어느 지역과 비교하더라도 우위에 설 것이 확실해 보인다.

교통의 편의성은 시민 접근성에도 영향을 미친다. 기존 삼산동 농수산물도매시장은 시민 접근성 측면에서는 최적의 위치라 할 수 있다. 북구 지역 이전 유치 후보지 4곳은 현재 삼산 도매시장에서 6~12㎞ 정도 떨어져 있어 도심에서 그리 멀지 않은 것도 장점 중에 하나다.

이와 함께 도매시장 기능의 확장성 측면도 살펴봐야 한다.
일본 와카야마현 구로시오 시장은 참치 테마파크로 유명하다. 시장은 늘 관광객으로 북적인다. 참치해체쇼를 보기 위해 내국인 뿐만 아니라 외국인의 발길이 이어지는 곳이다. 근처 놀이시설과 마리나시티도 볼거리 중 하나다.

유럽의 경우에는 시장이 놀이동산이 되기도 하고 축제의 장소가 되기도 한다.
시장은 사람이 모이는 곳이다. 아직 이른 이야기일지는 모르나 울산 농수산물도매시장도 시장의 기능을 넘어 또 다른 역할을 해내야 할지도 모르기에 확장성을 고려한 부지 확보도 중요하다. 이전 대상지 주변에 여유 부지가 필요한 이유다.

낮은 토지매입비 또한 큰 장점이다. 북구는 최근 개발 가능성이 울산에서 가장 높은 도시로 손꼽히고 있다. 그동안은 도시 곳곳에 산재한 개발제한구역이 도시의 발전을 저해하는 요소가 됐지만 이제는 개발 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 호재로 작용하게 됐다.
이러한 개발제한구역이나 농업진흥구역의 해제를 통해 부지를 확보한다면 토지매입비에 대한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지금까지 나열한 내용은 북구로 이전할 경우 장점이다. 이러한 장점을 언급하기에 앞서
농수산물도매시장이 꼭 북구에 들어서야 하는 가장 큰 이유가 있다.

우리 북구는 공공시설 건립에서 늘 뒷전이었다. 도심에서 멀고, 인구도 타 구·군보다 적다는 이유에서였다. 실제로 북구에 위치한 공공시설은 5개에 불과하다.

이제 상황은 바뀌었다. 시설물을 이용하는 사람은 날로 늘어가고, 교통망의 확충으로 접근성이 높아졌다. 게다가 아직 개발되지 않은 땅도 많다.

지역의 균형발전 차원에서라도 농수산물도매시장은 북구에 들어서야 한다.
아무쪼록 울산 농수산물도매시장이 적법한 이전 기준에 따라 적절한 장소에 건립돼 시민들이 보다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해 본다.

저작권자 © 울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