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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하해안 모래 유실과 퇴적을 막기 위해 설치된 '지오튜브'(geo-tube·물막이)를 놓고 주민들과 울주군 간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해수욕장 인근 상인들이 조류의 흐름이 차단되는 바람에 우기 때마다 바닷물의 염도가 떨어지고 어패류가 집단폐사 하는 등 피해를 입고 있다고 진정을 제기하자, 군은 과학적 근거가 전무한 '떼쓰기 민원'의 전형이라며 반박하고 나섰다. 

13일 울주군과 서생면 진하마을 주민들에 따르면 진하상가변영회는 최근 진하해안에 설치된 '지오튜브'로 인해 어패류가 폐사하는 등 재산 피해를 입고 있다며 진정민원을 제기했다. 

이들은 지오튜브를 중심으로 해수의 흐름이 두 갈래로 나뉘어져 버렸고, 이 때문에 진하해안이 회야강 하류인 강양항과 진하해수욕장으로 분리됐다고 주장했다. 이 때문에 회야강물이 유입되는 강양항 쪽의 바닥물에 강물이 합쳐지면서 염도가 낮아지는 사례가 종종 발생하고, 이쪽 바닷물을 끌어다 쓰는 인근 횟집에서 피해를 입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최근 잦은 태풍으로 인해 강물이 갇히는 현상도 자주 발생했고, 상류에서 떠내려온 쓰레기 등 오염물이 함께 쌓이면서 피해규모가 커졌다는 것이 이들 입장이다. 

상인들은 이같은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현재 20여 곳의 횟집 수족관과 연결된 개별 해수 파이프를 철거하고, 대신 이를 통합한 '대형해수공급파이프'를 해양스포츠센터 앞쪽에 설치해 달라고 요구했다. 또 지오튜브를 중심으로 나누어진 2곳의 해안에 각각 1개씩 총 2개의 해수공급라인을 설치해줄 것을 제안했다. 

이정환 진하상가번영회장은 "저번 미탁 태풍 때도 강물이 회야강물이 대량 유입되면서 전복, 소라 등이 폐사한 바 있다"며 "비만 오면 같은 사고가 되풀이되고 있는데도 평상시엔 문제가 없다는 이유로 군은 이를 수용하지 않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일대 해녀들도 "물질을 수십 년간 해온 입장에서 볼 때 해류의 흐름이 막히면서 분명 수중생태계에 변화가 온 것을 느낄 수 있다"고 주장했다. 

군은 이에 대해 "상인들이 주장한 어패류 폐사는 지오튜브와는 무관한 일"이라고 일축했다. 지오튜브를 설치한 후 바닷물의 성분이 모두 '정상 수치'라는 결과가 도출된 만큼, 염도 때문에 피해가 빚어진다는 것은 과학적 증거가 없는 주장이라는 것이 군의 입장이다. 

군 축수산과 관계자는 "지오튜브 설치 이후인 2017년 하반기 해양화학 조사를 실시한 결과 해당 해안의 수질이 해양환경기준과 해양생태계보호기준에 적합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군은 해류가 원활하지 않은 것도 지형적 특성 때문이지 지오튜브의 영향 때문은 아니라고 반박했다. 

이 관계자는 "지오튜브를 사이에 두고 위치해 있는 명선도와 진하해수욕장 사이는 지형이 움푹 들어간 형태여서 원래 해류가 원활하지 않다"며 "해류 변화를 관측한 결과에서도 지오튜브 설치 전과 후의 흐름에 변동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군은 현재로선 주민들의 요구를 수용할 행정적 근거가 전혀 없는 상황이라는 판단이다. 

울주군은 서생면 진하해안에 고질적으로 발생해온 모래 침식과 퇴적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지난 2017년 12월 진하해변과 명선도 사이에 80m 길이의 모래침식 차단 구조물인 지오튜브를 설치한 바 있다.  하주화기자 usj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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