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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의 동반이 되어가는 며느리/딸이 없으니 딸보다 예쁜데/처음 인사하러 올 때/어디 사는 것 외는 아무것도 몰랐다/아들이 좋아한다는데/사소한 이야기는 묻지 않았다/그냥 그 모습/눈 맑은 아가씨가 내 가족이 된다는데/ 그저 고마울 따름이다/행여 가슴에 금이 갈까/아무것도 묻지 않았다"(박산하 시 '아무것도 묻지 않았다' 중에서)
 박산하 시인이 최근 펴낸 시집 '아무것도 묻지 않았다'(천년의 시작)의 표제작에는 새로운 식구를 맞이하며 겪은 작가의 따뜻한 이야기가 온전히 녹아있다.


 박 작가는 "아들이 결혼을 하고 몇 개월 후 며느리에게서 한통의 전화를 받았다. 며느리는 '어머님, 고맙습니다. 저에 대해 아무것도 묻지 않아서'라고 말하더라"며 "요즘은 스펙 등을 따지고 묻느라 정작 결혼의 본질이 무색해 지는 경우가 많다. 그런 것들이 싫어 행했던 일들이 좋은 사람을 맞이하게끔 했고, 그러한 며느리의 말에 영감을 받아 이 시를 쓰게 됐다"고 에피소드를 전했다.  
 책에는 표제작을 비롯해 인간의 고통과 비애를 노래한 50여 편의 시가 수록됐다. 시인은 다양한 작품을 통해 소리를 감각적 언어로 실어 나른다.


 박산하 시인은 제1회 천강문학상 수필 부문 은상, 제5회 천강문학상 시 부문 우수상, 2014 서정과 현실 신인작품상 등을 수상했다. 수필집 '술잔을 걸어놓고', 시집 '고니의 물갈퀴를 빌려 쓰다'를 출간했으며, 현재 울산문인협회, 울산시인협회, '시목(詩木)' 동인으로 활동 중이다.
강현주기자 uskhj@ulsanpres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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