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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드디어 대한민국 2호 국가정원인 태화강국가정원 지정 선포식이 열린다. 선포식을 계기로 오는 20일까지 국가정원에서는 다채로운 축하 행사도 마련된다. 

행사 주제는 '시민이 품은 정원, 가을을 물들이다'다. 국가정원 지정에 대한 감사와 축하 의미는 물론 태화강국가정원이 대한민국 대표 정원이라는 상징성을 부각하기 위해 마련됐다. 울산시는 행사 기간 전국의 시선을 울산으로 모으기 위해 다채로운 공연과 체험, 전시 프로그램, 야간 조명 등 볼거리와 즐길 거리 등을 제공할 예정이다.

행사 첫날인 오늘 오후부터 가을 국향 가득한 국화정원을 무대로 시민이 함께하는 퍼레이드를 시작으로 공식 선포식이 열린다. 이어 오페라의 유령으로 잘 알려진 미국 뮤지컬 배우 브래드 리틀을 비롯해 김보경과 하모나이즈 등의 축하 공연이 펼쳐진다. 둘째 날인 19일 오후 1시 세계적 정원작가 피에트 우돌프의 다큐멘터리 상영과 함께 국내 정원작가들의 정원 토크 콘서트와 정원 연주회로 태화강국가정원 지정 의미를 되새기는 시간을 갖는다. 행사 마지막 날인 20일 청소년 음악 콘서트와 아동 인형극, 마술쇼 등 다양한 연령대를 위한 행사가 준비된다. 이번 행사 기간동안 가을 국화 전시를 비롯해 봄 꽃씨 뿌리기 체험, 국가정원 사진전, 보태니컬아트 작품전, 울산공예품전시회, 죽공예품 전시와 만들기 등 다양한 전시 체험 행사도 선보인다.

태화강 국가정원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대규모 대나무숲이 있는 도심 속 생태공원이다. 여기에 산업화의 역경을 딛고 새롭게 살아난 이야기가 더해진 곳이 태화강 국가정원이다. 그런 의미에서 태화강 국가정원은 대한민국 국민이 자랑하는 대표 정원으로 충분한 자격을 갖췄다. 문제는 후발주자로 출발한 태화강 국가정원을 어떤 방식으로 정체성을 살려 나가느냐에 있다. 여기서 중요한 부분이 바로 태화강 국가정원의 핵심 과제다. 이번 여름 태풍에도 경험했듯이 태화강 국가정원은 치수대책이 무엇보다 시급한 과제다. 여기에 태화강 국가정원만이 가질 수 있는 킬러 콘텐츠에 대한 투자도 시급하다. 

지금 이 두가지 문제는 태화강 국가정원이 가진 가장 큰 취약점이다. 태화강이 이 두 가지 약점에도 불구하고 국가정원이 된 것은 바로 대한민국 근대화의 살아 있는 현장이라는 사실이다. 50년 개발의 현장이 공해의 강에서 생태의 강으로 변한 사실은 국가정원 2호로는 어림없는 상징적 보상이다. 태화강은 이제 대한민국 생태복원의 대명사가 됐다. 십리대숲과 대공원에는 올해도 전국의 수많은 관광객이 찾았다. 태화강의 정취를 만끽한 관광객들은 울산이 공해도시가 아니라 생태도시라는 사실을 실감했다.

바로 그 태화강이 국가정원 지정이라는 보상을 받았다. 태화강이 국가정원으로 지정된 만큼 울산은 이제 생태도시라는 이미지 제고와 관광산업 활성화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 국가정원은 관련 법률에 따라 녹지 30만㎡ 이상에 전통·문화·식물 등 서로 다른 주제별 정원 5종 이상, 화장실과 주차장 등 편익시설 등을 갖춰야 한다. 국내에서는 현재 전남 순천만이 유일하게 국가정원으로 지정돼 있다.

울산시는 태화강 일원에 십리대숲, 태화루, 대나무생태원, 작약원, 무궁화 정원, 나비 생태원, 초화원, 철새 공원 등을 갖추고 국가정원 지정을 준비해 왔다. 이제 국가정원이 지정된 만큼 태화강이 왜 국가정원인가를 제대로 알리는 방안에 집중해야 한다. 생태복원의 모범사례를 전국, 그리고 세계에 알려야 하는 것이 첫 번째 과제다. 이와 함께 태화강 국가정원의 킬러 콘텐츠 개발도 시급하다. 태화강 발원지 스토리텔링과 돋질산, 매립장, 삼산배수장, 요트계류장, 대도섬을 연결하는 역사 문화 축의 개발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다. 

여기서 절대 간과해서는 안 되는 문제가 바로 치수대책이다. 물론 수질 관리도 당면한 과제다. 태화강 유역의 오수관거를 재점검하고 자연형 하천과 인공하천 구간을 구분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인공적인 정원이 아닌 태화강의 생태요소를 반영한 생태 국가정원 조성이 필요하다. 백리대숲, 바람길, 철새 자원 등 태화강 생태자원의 효율적 관리 필요성에 주안점을 갖고 십리대숲의 가치를 제고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와 있는 상황이다. 무엇보다 생태자원의 가치를 활용할 수 있는 놀 거리 개발이 필요하다. 최대한 환경을 훼손하지 않는 관광 상품 개발로 울산의 생태관광자원을 태화강 중심으로 연계하는 방안이 필요하다.

치수와 킬러콘텐츠가 갖춰져야 태화강 국가정원이 국민적 관광지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은 이미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문제는 킬러 콘텐츠다. 지금 울산 태화강은 십리대숲으로 연결되는 이미지가 확고하다. 이를 백리대숲으로 확장하면서 킬러 콘텐츠는 더욱 시급해졌다. 시민적 공감대를 바탕으로 울산만이 가질 수 잇는 차별화된 콘텐츠는 반드시 필요하다. 선포식 이후 가장 시급한 문제라는 사실을 제대로 인식하고 추진해 주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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