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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공항 개항 후 49년 만에 처음으로 국제선 여객기가 취항했다. 울산과 대만 화롄을 연결하는 국제선 여객기가 지난주 울산공항에 취항했다. 국제선 부정기편 취항은 1970년 울산공항 개항 이후 처음이다. 물론 삼산에 비행장이 있을 당시 일제는 울산을 일본과 연결하는 군용항공을 띄운 적이 있지만 실질적인 국제항공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전세기 운항은 울산과 자매도시인 화롄시와의 교통 편익을 통해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하고 두 도시 간 문화관광 교류 활성화를 위해 기획됐다. 울산을 찾는 대만 관광객은 울산대공원, 큰애기 야시장 방문을 시작으로 3박 4일간 간절곶, 대왕암 공원, 울산대교 전망대 관람 등의 일정을 소화했다. 이번 행사가 비록 부정기선 운항이며 이벤트성 행사라는 이야기도 있지만 울산공항으로서는 의미 있는 일이다. 울산공항은 그동안 노선 다변화를 꾸준히 추진해 왔다. 

그 첫 시도가 대만 화롄시가 된 것도 의미 있는 일이다. 대만 화롄시는 태각로(타이루거) 협곡, 천상(텐샹) 휴식처, 아미족 민속쇼 등 관광자원이 풍부해 대만에서도 관광도시로 널리 알려져 있으며, 울산시와는 지난 1981년 6월 자매도시 결연을 맺고 문화, 예술, 스포츠 등 다양한 분야의 교류활동을 유지해 오고 있다. 

울산 화롄 간 전세기 직항 취항에 따라 화롄~타이페이~김해를 거쳐야 했던 불편과 시간 및 비용 절감 효과가 기대된다. 특히 이번 취항은 울산공항 개항 후 국제선 하늘길이 최초로 열렸다는 상징성과 함께 그동안 수도권 및 부산에 편중된 외국인 관광객의 지역 분산으로 지역균형발전에도 큰 의의가 있다는 게 울산시의 설명이다. 

울산시는 "국내선 전용공항인 울산공항에 취항이 가능할 수 있었던 것은, 관련 중앙부처(국토교통부·문화체육관광부)와 울산공항공사, CIQ(세관, 출입국관리, 검역)기관, 에어부산, 울산관광협회, 한보여행사·MBC투어, 스타즈 호텔 등 지역 관광업계 등의 적극적인 협조와 동참이 있어 가능했다"고 밝혔다. 특히 자매도시인 대만 화롄시가 양 도시 간 긴밀한 교류 확대를 위해 국내선 전용인 현지 '화롄공항' 취항 허가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이번 국제선 운항이 원활히 성사됐다고 덧붙였다. 

문제는 이번 부정기선 취항을 계기로 울산공항의 활성화 문제를 본격적으로 논의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울산공항의 경우 10년 전 울산에 KTX가 들어오면서 존폐위기에 내몰렸다. 속도와 접근성의 강점에도 불구하고 울산공항은 고속철도에 승객을 내줘 수년째 고전을 면치 못했다. 

몇 차례 부활을 위한 몸부림이 있었지만 그때마다 걸림돌이 많아 원점회귀의 연속이었다. 바로 그랬던 울산공항이 지난해부터 다시 부활의 날갯짓을 하고 있다. 지난해 이후 울산의 항공수요는 크게 늘어나고 있다. 저비용항공사(LCC) 에어부산이 울산공항에 취항한 이후 일어나고 있는 현상이다. 물론 에어부산도 울산공항 취항으로 수익개선에 큰 덕을 보고 있다. 에어부산은 울산공항 덕분에 국적사들 가운에 유일하게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울산의 경우 과거 저가 항공사인 코스타항공이 지난 2008년 시험 운항을 하다 자금난으로 중단했고, 지난 2010년에는 19인승으로 취항한 이스트아시아에어라인이 적자 누적으로 4개월 만에 운항을 포기한 바 있다. 

공항은 도시의 얼굴이다. 특히 국제도시를 지향하는 울산에 공항이 활성화되어야 하는 것은 필수 조건이다. 그런 점에서 에어부산의 영업성과는 울산공항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대만 부정기 항공노선이 취항된 것도 그 노력의 하나로 본다. 문제는 철저한 준비다. 과거와 같은 좌절이나 노선포기 등 참담한 기억이 재생되지 말아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울산공항이 가지고 있는 문제를 제대로 풀어나가야 한다. 

울산공항 이용객들은 여전히 공항 이용에 대해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시내버스가 공항 청사 안에 들어오지 않아 인근 정류장에 내려 캐리어를 끌고 들어와야 해 너무 불편하다"는 민원부터 "주차장이 부족해 주말에는 인근 대형마트나 관공서에 주차해 놓고 택시를 타고 공항으로 들어오다 보니 너무 불편하다" 는 등 거의 원시적인 편의시설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불만이 고조되는 상황이다. 노선 유지와 새로운 노선 신설, 그리고 시설 개선 등 풀어야 할 과제를 하나씩 해결해 주길 기대한다. 결국 공항이 활성화되는 것은 편의시설이 확충되고 노선이 다면화되는 일이 선결과제다. 공항에서 다양한 노선을 이용할 수 있고 편의를 제공받을 수 있다면 철도이용과 경쟁력에서 결코 뒤지지 않는 것은 분명하다. 

무엇보다 이용객 측면에서 수요공급의 문제가 고려되어야 하겠지만 적절한 노선을 찾으면 활성화는 결코 부정적이지 않다. 제주노선이 이를 잘 증명해 준다. 이번 대만과의 부정기 운항을 계기로 이 부분에 대한 보다 철저한 고려가 필요해지고 있다. 공항공사와 울산시의 보다 적극적인 자세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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