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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회 처용문화제'가 지난 18~20일 남구 달동문화공원에서 열렸다. 올해 행사는 '처용, 울산을 품다'을 주제로 3일간 다채로운 창작처용콘텐츠와 민속예술경연대회, 음식문화체험 및 시민문화마당을 선보이는 자리로 마련됐다. 1967년 울산공업축제로 시작해 울산의 대표 축제로 명맥을 이어온 '처용문화제'는 해를 거듭하며 다양한 형태로 변모해왔다.


하지만 오랜 역사와 달리 과거의 영광을 점차 잃어가면서 해마다 정체성 문제 등에 시달리기도 했다. 올해도 역시 이러한 문제들은 곳곳에서 드러났다. '축제의 얼굴'이라 할 수 있는 개막 주제공연 '스토리 오브 처용'은 시작과 동시에 미디어아트와 결합한 새로운 형태의 퍼포먼스로 관객들의 기대감을 한껏 높였다. 하지만 곧이어 청년 댄스팀의 비보잉과 치어리딩 무대가 이어졌고, 2인무, 처용무, 전통연희무대까지 각종 장르의 공연들을 쉼 없이 쏟아냈다.


장르를 넘나드는 협업에 대한 시도는 좋았지만 댄스팀 무대 공연의 나열 속에서 과연 무엇이 진정한 '처용'을 의미하고 있는지 찾아내기란 쉽지 않았다. 또한 축제장에 수없이 늘어선 플리마켓과 푸드트럭들이 과연 '처용'과 어떤 연결성을 갖고 자리한 것인지 이해하기 힘들었다. 심지어 플리마켓은 지난달 열린 '프롬나드페스티벌'에서도 볼수 있었던 똑같은 업체들이 대거 참여해 타 축제와 차별성을 두지 못했다는 인상을 남겼다.


50여년을 지켜온 '처용문화제'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선 현 시대에서 바라보는 '처용'의 모습을 어떻게 축제 속에 녹여낼 것인지 더욱 깊이 있는 고민을 해봐야 할 것이다. 이를 통해 '처용문화제'가 '처용'이란 이름에 갇혀 관련 콘텐츠들을 단순히 소개하는 것이 아니라 전 세대가 진정으로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처용이야기를 전하는 울산 대표 축제로 거듭날 수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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