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울산지역의 경기회복 신호가 일부이긴 하지만 몇 가지 호조를 보이고 있다. 지극히 부분적인 호조로 볼 수도 있지만 장기적인 침체 국면에서 벗어날 조짐이라는 해석도 나오는 상황이다. 

우선 주택경기에 부담을 주던 미분양 물량 해소와 원도심 재개발 본격화에 이은 조선업 경기 회복 조짐이 첫 신호다. 이에 편승해 이달 들어 울산의 주택사업 경기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급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회복에 대한 신호는 또 있다. 부산·울산지역 중소기업들이 느끼는 경기 전망이 2개월 연속 상승한 것도 좋은 신호다. 중소기업중앙회 부산·울산본부는 지역 중소기업 345곳을 대상으로 10월 경기 전망을 조사한 결과 전망지수 81.3을 기록해 전월의 76.2보다 5.1포인트 상승했다. 경기 전망지수는 100을 기준으로 100 이상이면 경기가 나아질 것으로 예상하는 기업이 많다는 의미고 100 이하는 그 반대를 나타낸다. 부산·울산지역 중소기업 경기전망지수는 9월 1.7포인트 상승한 데 이어 10월에도 5.1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추경예산 편성과 사회기반시설 건설 등 확대 재정에 따른 기대감이 상승한 때문으로 풀이된다. 

무엇보다 주택 경기의 회복 신호는 반갑다. 주택산업연구원이 발표한 울산의 10월 주택사업경기실사지수(HBSI) 전망치는 82.6으로 전월보다 27.6포인트 급등했다. 또 전년 동월에 비해서는 21.1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이는 전월대비 21.8포인트 상승해 83.5를 기록한 전국 HBSI 전망치와 맞먹는 수준이며, 수도권을 제외한 5대 광역시 중 전월 대비 최대 상승 폭이다. HBSI는 한국주택협회·대한주택건설협회 소속 회원사 500여 곳을 대상으로 조사해 공급자(건설사) 입장에서 주택사업 경기를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지표다. 이 전망치가 기준선인 100을 넘으면 경기가 좋아질 것이라고 응답한 건설사의 비율이 높다는 의미이고, 100을 밑돌면 그 반대를 뜻한다.

문제는 이같은 좋은 신호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울산지역의 경기 전망은 밝지만은 않다는 점이다. 주택시장의 경우도 울산의 HBSI 전망치는 부산(83.3), 대구(94.8), 광주(87.8), 대전(96.9) 등에 비해서는 낮아 주력산업 침체의 여파가 주택 경기에 여전히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는 상황이다. 울산의 지난달 HBSI 전망치는 55.0이었으나 실적치는 77.2를 기록해 주택사업경기 회복 기대감을 높였다. 울산의 이날 HBSI 전망치가 급상승한 것은 지난달 중순 이후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아파트 매매가도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울산의 아파트 매매가는 하락 2년 6개월 만인 9월 셋째 주  보합을 기록한 뒤 상승 반전해 이달 첫째 주까지 3주 연속 플러스 행진하고 있다. 그러나 이달의 HBSI 전망치 상승은 지난달의 기저효과 영향도 있는 만큼, 상승 폭이 높다는 점만으로 지역의 전반적인 주택사업경기가 개선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라는 게 주택산업연구원의 진단이다. 

우울한 소식도 있다. 울산의 경기침체를 그나마 저지해 주던 석유화학이  실적 부진을 기록했다는 소식이다. 여기에다 조선업과 자동차의 업황 개선이 늦어지면서 울산의 연말 제조업 경기는 여전히 우울할 전망이다. 울산상공회의소가 지역 내 150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2019년도 4분기 기업경기전망지수(BSI)'는 78를 기록했다. 이는 전 분기에 비해 1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올 들어 3분기 내내 부진했던 제조업 경기가 4분기에도 좀처럼 개선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경제를 이끄는 미국과 중국·독일의 경기침체가 길어지면서 한국을 비롯한 세계 주요국의 수출 감소에다 미·중 무역분쟁의 영향으로 세계 경제 성장세 둔화는 여전한 상황이다. 또 일본의 수출규제에 따른 잠재적 불확실성 확대와 수출·투자부진, 민간소비 증가세 둔화 등 내수경기 침체의 장기화가 하방 리스크로 작용하면서 울산지역 제조업체들의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심리를 떨어뜨리고 있다. 주요 업종별로 경기전망지수를 보면, 자동차와 조선은 경기 회복 기대감이 상승한 반면, 석유화학은 침체를 예상했다. 무엇보다 울산으로서는  정유·석유화학 경기지수의 하락이 아프다. 경기지수가 61로 추락했다. 

물론 좋은 신호도 있다. 장기 침체를 겪었던 조선업은 경기지수 100을 찍으며, 업황 회복 기대감을 실었다. 이는 지난 2017년 이후 신규 수주 물량의 생산이 본격화되면서 생산량 증가세로 체감경기 상승을 예상한 때문이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지난달까지 LNG 추진선 30척을 수주해 세계 최다 기록을 세웠다. 

문제는 이처럼 희비가 교차하는 과도기 상황에서 울산이 어떤 대책을 찾아내느냐에 있다. 장기침체를 극복하고 상승전환의 전기를 마련하는 계기가 필요한 시점이다. 오랜 불황을 딛고 새로운 도약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는 전환점을 마련해야 한다. 이번 기회를 놓치면 안 된다는 각오로 민관, 그리고 기업과 노사가 하나가 되어 위기극복에 동참해 주길 기대한다.

저작권자 © 울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