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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경제를 지탱하는 수출입 규모가 심리적 마지노선인 '50-50' 아래로 추락했다.

울산의 4대 주력산업 중 최대 수출 품목인 유류와 석유화학의 극심한 부진이 9월 수출액을 50억 달러 초반대로 끌어내린 탓이다. 여기에다 유류, 석유화학 수출 부진이 고스란히 수입 감소로 옮아가서 같은 달 수입은 최근 10년 내 최저 수준인 40억 달러 붕괴 직전까지 떨어졌다.

# 전년동월비 유류 30.9% 화학 18.7% 감소
22일 울산세관이 발표한 2019년 9월 울산지역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수출은 53억5,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9월에 비해 14.4% 감소한 규모로, 전국 수출액(447억 달러)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2%로 주저앉았다. 울산은 시·도별 수출 순위에선 전월과 마찬가지로 경기, 충남에 이어 전국 3위를 유지했다. 

수입은 전년 동월 대비 18.1% 감소한 41억3,000만 달러를 기록하며 수출과 함께 동반 추락했다. 이 때문에 무역수지는 수입 감소 폭이 수출 증가를 웃돌면서 흑자를 내는 '불황형 흑자'가 60개월 연속 이어졌다.

# 선박 71.9% ↑ 불구 실적 5억달러 그쳐
울산의 수출이 줄어든 것은 글로벌 경기침체가 지속된 때문이다. 특히 주력 수출물품인 유류, 석유화학 수출 감소가 두드러졌다. 품목별는 유류·화학제품의 경우 유가 하락에 미중분쟁의 영향으로 수출 단가가 떨어지면서 유류는 전년 동월 대비 30.9% 감소했고, 화학제품도 18.7% 줄었다. 같은 달 국제유가는 전년 동월 대비 20.8% 하락한 배럴당 61.1 달러에 거래됐다.

자동차는 세계 자동차 수요 감소 추세에도 불구하고 울산에서 생산된 SUV 승용차와 제네시스의 북미 수출 호조로 수출액은 전년 동월 대비 3.5% 증가했다. 선박은 주력 선종 중 하나인 원유운반선 수출과 2016년 수주 급감에 따른 지난해 수출 부진의 기저효과로 71.9% 증가했다. 하지만 선박 수출액은 5억 달러에도 미치지 못해 조선업 불황이 지속되고 있음을 뒷받침했다.

# SUV·제네시스 등 호조 車 3.5% 증가
울산의 9월 수출은 이처럼 주력 품목의 동반 부진으로 올 2월 49억4,000만 달러를 기록한 이후 7개월 만에 50억 달러 붕괴 직전까지 추락했다. 무엇보다 극심한 수출 부진이 수입 실적 악화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는 점이 지역경제에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하는 모양새다.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품목별 수입실적을 보면, 우선 최대 수입품목인 원유의 경우 국제유가가 전년 동월 대비 20% 이상 하락한 데다 수입 물량까지 감소하면서 지난해 9월에 비해 18.7% 줄었다. 또 화학제품은 미중 무역분쟁 속에 유가 등 원자재 가격이 떨어지면서 전년 동월 대비 24.2%로 비교적 큰 폭으로 감소했다.

반면, 울산의 비철금속업계 업황의 가늠좌인 정광 수입액은 동광, 아연광 등의 수입량이 전년 동월 26만4,000톤에서 26만8,000톤으로 늘어나면서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3.6% 증가했다. 이 밖에도 일본과의 무역 갈등으로 전월 급감했던 철강제품과 시설기계류 수입은 9월 들어 소폭 늘어나면서 양국 간 무역 마찰의 여파에서 조금씩 벗어나는 모습을 보였다.

울산의 수출업계에선 "미중 무역분쟁도 문제지만, 중국를 필두로 글로벌 경제 성장률 둔화가 현실화되고 있어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수출과 수입이 단기간 내 증가로 돌아서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최성환기자 c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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