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통일의 발자취를 따라⑵ - 김씨 이야기
신라통일의 발자취를 따라⑵ - 김씨 이야기
  • 울산신문
  • 승인 2019.10.23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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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갑제 조갑제닷컴 대표

우리는 보통 김유신을 경상도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만 충북 진천 사람들은 김유신을 진천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김유신 장군은 충북 진천 사람이 맞습니다. 진천에서 三代(삼대)를 살았으니까요. 그래서 진천에서는 화랑도, 김유신, 태권도 등 이와 관련된 여러 가지 시설도 만들고 있습니다.

우리가 일본 여행을 해보면 지방의 작은 마을 같은 곳에 그 藩(번)을 발전시켰던 과거의 영주들을 기념하는 기념관을 만드는 것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드디어 그런 게 나타나는 것 같습니다. 이런 鄕土史(향토사)라는 게 참 좋습니다. 왜냐하면 중앙에서 일어난 일들에 대한 역사를 쓰면 당쟁 이야기, 권력투쟁 이야기 같은 것들 위주로 서술되는데 향토사의 경우에는 어디서 누가 태어나고, 어릴 때 어떻게 자라고 하는 등의 이야기가 나오기 때문에 실감나고 따뜻한 이야기가 많습니다.

오늘 명단을 보니까 김 씨 姓(성)을 가지신 분들이 여섯 분이신데요, 여기서 김해 김씨가 몇 분이십니까? 제가 오늘 김씨 성에 대해서 말씀을 조금 드리려고 합니다. 이런 이야기는 쉽게 듣기 어려운 겁니다. 이 이야기를 위해 외국을 많이 돌아다녔습니다.

동북아시아에서의 주도 세력이 바로 김 씨입니다. 김씨는 정말 굉장한 브랜드입니다. 김 씨는 가야 계통 김씨와 신라계통 김씨 두 가지가 있는데 우리나라 전체 인구 중 약 800만 정도입니다. 이 중 60% 정도가 김해 씨입니다.

일본에서는 천황가의 姓(성)을 잘 모릅니다. 그런데 옛날 장기영 씨가 천황가의 황족을 만나 이야기를 들었는데 "우리도 사실 짐 씨입니다"라고 했답니다. 우리 말로는 김씨라는 겁니다. 이게 사실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무슨 김 씨냐 하면 가야 김씨라는 겁니다. 

일제 시대 총독부가 들어오면서 이상한 법령을 만듭니다. 김해 김씨는 족보를 만들어서는 안 된다는 명령을 내립니다. 왜냐? 이건 추측입니다만 김해 김씨의 족보가 자세히 만들어지면 자기네 천황가와 연결된 것이 밝혀질 것을 우려해서라는 것입니다. 천황가에서 모시는 神(신)이 셋 있는데 이 세 사람의 神(신)이 모두 가야 계통입니다. 아까 말씀드린 대로 일본을 만들었기 때문에 가야 출신이 틀림없다고 생각합니다.

이 김씨의 역사를 보면 漢 武帝(한무제)까지 거슬러 올라갑니다. 한 무제가 흉노를 토벌하는 데 흉노의 왕자가 투항을 했습니다. 그래서 성을 지어주는 데 자네는 고향이 어디냐 하니까 "알타이에서 왔습니다"하는 겁니다. 알타이의 뜻이 뭐냐 물으니까 金(금)이라는 뜻이라고 대답했습니다. 그래서 한 무제는 그렇다면 너의 성은 김으로 하라고 해서 만들어집니다. 이 사람의 이름이 김일제입니다. 

사마천의 漢書(한서)라는 데 보면 김일제라는 사람이 나옵니다. 이 사람은 한 무제의 경호실장 역할을 맡아 가문이 아주 융성합니다. 그러다가 마지막에 중국 역사에 보면 한나라가 두 동강이 나죠. 중간에 王莽(왕망)이 쿠데타를 일으켜 '新(신)'이라는 나라를 만드는데 그때 김일제가 거기에 가담했다고 해서 왕망이 무너지고 나중에 후한이 생겼을 때 이 사람들이 쫓겨나서 한반도로 들어왔다는 가설이 생겼습니다. 

신라 김씨의 조상은 김알지입니다. 알에서 나와서 김알지라고 하는데 그게 아니라 알타이에서 왔다고 해서 알지라고 한 겁니다. 김알지를 한자로 하면 金金(김김)입니다. 그다음에 김수로 왕은 나름대로의 김해 김씨입니다. 그 다음에 누르하치가 청나라를 만들 때는 後金(후금)이라고 했습니다. 왜 후금이라고 했냐 하면 그 앞에 금나라가 하나 있어요. 요나라, 금나라 아시죠? 11세기경에. 이 금나라를 누가 만들었냐 하면, 신라 유민 출신인 김한보라는 사람이 만주로 가서 시작한 부족이 나중에 금나라를 만들죠. 그래서 金史(금사)라는 역사서에 보면 '신라사람 김한보가 우리의 부족을 만들고' 등등 하는 구절이 나옵니다. 

원래 옛날에는 나라를 세우면 자신의 성씨를 붙이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 맥을 이어서 같은 여진족인 누르하치가 17세기에 중국을 점령하고 세운 나라가 청나라입니다. 이처럼 일본도 한국도 과거에는 모두 김씨 세상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