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연못 유치원

문근영

올챙이, 수채, 아기붕어가
같이 다녔대

올챙이는
개구리가 되어
뛰어나가고

수채는 잠자리가
되어
날아가고

지금은 붕어만 남아
연못 유치원을 지키고 있대

우리 동네 뒷산 연못유치원은 지키는 식구가 많다. 수련, 비단잉어, 거북이, 새우, 금붕어, 소금쟁이 등. 개구리가 뛰어가고, 잠자리가 날아가도 심심한 할머니, 할아버지를 위해 연못을 지킨다. 그 모습이 아름다워 동네사람들은 먹이를 주고 연못을 지키는 식구들은 반갑다고 모여든다. 수련은 아침 일찍 일어나 반기고 비단잉어, 금붕어는 예쁜 모습으로, 거북이는 짧은 다리로 부지런히 달려와 고개를 쏙 내민다. 연못유치원은 동네 사람들과 함께 어울려 사는 우리 마을의 식구다.

# 단추

도망
못 가게

실로
코뚜레를 꿰어 놓은

아기 돼지
오 형제
 

아동문학가 조영남
아동문학가 조영남

실로 코뚜레를 한 단추는 단추 구멍과 사이좋게 손 꼭 잡고 학교 가는 친구처럼 다정하다. 행여 친구가 손 놓으면 친구가 토라질까 두려워하는 아이처럼.
날씨가 추워지면 단추는 단추 구멍과 더 사이가 좋아진다. 여름에 멀어졌던 사이가 가까워진다. 친구들과도 잠시 멀어졌던 마음들이 이제는 가까워지고 따스해졌으면 좋겠다. 나보다는 우리를 먼저 생각하는 따뜻한 마음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이 가을에는 도망 못 가게 코뚜레를 꿰어서라도 따스한 마음들을 묶고 싶다. 아동문학가 조영남

저작권자 © 울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