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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십년간 공업도시 이미지를 벗어나지 못하던 울산이 올해 대한민국 2호 국가정원을 가진 도시가 되는 등 관광도시로 탈바꿈하고 있다. “울산? 공장밖에 없는 곳 아니야?"라고 말하던 타지 사람들이 점점 울산의 관광자원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고 있다. 신불산 억새평원, 대왕암공원 등 울산이 지닌 천해의 자연경관을 보고 있자면 꽉 막힌 가슴이 뻥 뚫리는 기분이다. 그 중에서도 최근 SNS 등에서 입소문을 타며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태화강 십리대숲'을 빼 놓을 수 없다.


십리대숲은 고려 때부터 대숲이 전해지다가 일제강점기 때 잦은 홍수에 따른 농경지 피해를 막고자 주민들이 백사장에 심은 대나무가 자라면서 본격적인 대숲으로 거듭난 것으로, 울주군 범서읍 선바위에서 중구 태화동 동강한방병원앞까지 4㎞구간에 걸쳐 이어지면서 십리대숲으로 불렸다. 국가정원 내 최대 인기코스인 십리대숲 내 은하수길은 밤하늘을 수놓은 별빛을 닮은 조명을 따라 걷는 대숲 산책길로 남녀노소 할 거 없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이러한 인기에 힘입어 울산시는 십리대숲을 백리대숲으로 확대하는 사업을 추진 중에 있다. 석남사에서 선바위, 십리대숲을 거쳐 명촌교에 이르는 40㎞ 구간에 대나무를 새로 심어 대숲의 연속성을 확보해 관광자원으로서 그 가치를 더 키워나가겠다는 계획이다. 의미 있는 사업이지만, 확대사업 추진에 너무 급급한 것 같아 아쉬움이 남는다.


주요 관광 포인트가 아닌 곳에 군락을 이루고 있는 대숲들의 대나무가 넘어져있고 휴게공간도 제대로 정비 안 돼 있는 등 기존 자원들에 대한 관리가 미흡하기 때문이다. 십리대숲이 사랑받고 있는 이유는 도심 속에서 곧게 서있는 대나무 사이의 깨끗한 산책길을 걸으며 '힐링'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대나무가 쓰러져있고 더러운 산책길이라면 아무도 걸으려 하지 않을 것이다. 사업 확대 이전에 꼼꼼한 관리의 손길이 필요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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