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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소재·부품·장비 분야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전문기업을 육성하기 위해 추진 중인 '강소기업 100' 선정에 울산에선 중소기업 3곳 만이 1차 관문을 넘었다. 중소벤처기업부와 기술보증기금이 12일 '소재·부품·장비 강소기업 100(강소기업 100)' 1차 서면평가를 통해 총 301개 중소기업을 선정했는데, 여기에 포함된 울산 업체는 단 1%에 불과했다.

이번 사업은 전국에서 총 1,064개 중소기업이 신청서를 내는 등 뜨거운 관심 속에 지난 1일 접수가 마감됐다. 중기부와 기보는 신청 기업을 대상으로 기술 국산화의 필요성과 유망성, 기업 성장가능성 등을 중심으로 1차 서면평가를 진행해 우선 301개 기업을 뽑았다.

울산에선 당초 13곳이 신청해 3곳이 1차 심사를 통과했다. 신청기업 수 대비 23%가 1차 평가에서 살아남았다는 점에서 비교적 양호한 생존률이지만, 선정기업 수는 세종시를 제외한 전국 특·광역시 중 꼴찌를 차지해 산업수도 울산의 체면을 구겼다.

# 소재부품장비 분야 中企 육성 사업
울산은 전국 시·도별 1차 선정기업 수와 비교해서도 각각 한 곳씩 선정된 강원과 전남을 제외하고는 가장 적었다.

시·도별 '강소기업 100' 신청기업과 1차 평가 선정기업 수를 보면, 경기가 가장 많은 426곳이 신청해 142곳이 선정됐고, 다음으로 충남이 65곳 신청에 24곳, 경남 84곳 중 19곳, 대전 53곳 중 18곳, 부산 68곳 중 16곳, 서울 80곳 중 16곳, 충북 38곳 중 15곳, 대구 52곳 중 14곳, 경북 58곳 중 12곳, 인천 65곳 중 11곳이 각각 1차 평가를 뚫었다. 이밖에 광주가 15곳이 신청해 5곳이 뽑혔고, 전북에서는 18곳이 신청해 4곳이 선정됐다.

이대로라면 산업수도 울산은 전국에서 정부가 지원하고 인정한 강소기업 수가 가장 적은 도시로 전락할 상황이다. '강소기업 100' 프로젝트에서 울산이 전국에서 가장 초라한 성적표를 받은 것은 중소기업당국과 지자체의 무관심과 홍보 부족에 현실에 안주하려는 중소기업들의 나태 때문이다.

정부와 다른 지자체들은 전략적 강소기업 육성을 통해 지역경제 활력 제고와 일자리의 해답을 찾고 있는 반면, 울산에서 여전히 대기업 위주의 정책과 단체장들의 치적쌓기 식 한건주의 투자에만 매달리고 있는 현실이 이번 '강소기업 100'를 통해 여실히 드러난 셈이다.

# 5년간 기술개발 등 최대 182억 지원
물론 울산이 이번 '강소기업 100' 실패를 만회가 기회가 없는 것은 아니다. 강소기업 100은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소재·부품·장비 전문기업 육성 로드맵인 '스타트업 100, 강소기업 100, 특화선도기업 100 프로젝트' 중 첫 번째로 시행되는 프로젝트다.

따라서 앞으로 진행될 '스타트업 100'과 '특화선도기업 100' 선정에서 이번 시행착오를 거울삼아 분발한다면 울산의 중소기업 발전을 위한 생태계 조성의 기회는 얼마든지 잡을 수 있다는 게 중기부 관계자의 조언이다.

한편, 중기부와 기보는 이번 평가를 통과한 기업에 대한 현장평가와 심층평가 등을 통해 후보 강소기업들을 결정한 뒤 최종 강소기업은 대국민 공개 프리젠테이션(PT) 등을 통해 연내 선정할 예정이다.

최종 선정된 기업은 향후 5년간 30개 사업에 대해 기술개발부터 사업화까지 전 주기에 걸쳐 최대 182억 원을 지원받을 수 있어 빠른 기술혁신과 성과창출로 소재·부품·장비 산업의 기술자립도를 높이고, 미래 신산업 창출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중기부 김영태 기술혁신정책관은 "앞으로도 엄격하고 공정하게 평가해 우리나라를 대표할 소재·부품·장비 강소기업을 선정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최성환기자 c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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