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남구 '다문화 생생지락(生生之樂)'
울산 남구 '다문화 생생지락(生生之樂)'
  • 울산신문
  • 승인 2019.11.14 23: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조재훈 남구청 공보특보

울산 남구에도 이국적 정취에 매료될 수 있는 장소가 있다. 지역민과 아시아 다문화인들 뿐만 아니라 전국 곳곳의 사람들이 장보기와 더불어 관광차 많이 찾는 곳이기도 하다. 바로 울산번개시장이다. 언제부터인가 입소문을 타면서 지역의 관광명소로 꽤 유명세를 떨치고 있다. 간판부터 생생한 언어와 문자가 즐비해 마치 아시아의 몇몇 나라에 온듯한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울산번개시장은 원래 '야음체육관 시장'이었다. 인근에 야음체육관이라는 큰 태권도 도장이 있어서 편의상 그렇게 불리다가 2005년부터 지금의 '울산번개시장'으로 명칭이 바뀌었다. 형성 유래도 꽤 흥미롭다. 1960년대는 부곡, 용연, 여천, 매암동 등에 공업단지가 조성되던 때였다. 코리안 드림을 꿈꾸며 아시아인 근로자들이 인근 마을로 대거 유입되었다. 이들은 편리성을 기반으로 시장주변에 거주지를 이루었고 필요에 의해 임시적으로 장을 열었다. 일명 '번개시장'으로 정착해온 셈이다.

 

그러던 것이 이제는 상시 개설되는 상설 번개시장으로 변모해 인기를 끌고 있다. 울산번개시장이 특히 주목되는 건 울산지역에 거주하는 다문화인들의 사랑방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어서다. 다문화 향기가 묻어나는 쉼터 역할은 물론이고 주변에 골고루 갖춘 여러 요인으로 인해 모임 장소로도 꽤 적합하다고 알려지면서 아시아인들 고유의 특화된 전통시장으로 거듭나게 됐다.


지난 10일 개막한 '울산번개시장 사랑축제'는 이러한 맥을 잇는 대표적인 전통시장 가을축제 행사다. 올해로 벌써 14회째를 맞았다. 상인과 고객들이 어울려 즐기는 한마당 행사를 비롯해 상인회에서 특별히 준비한 비빔밥 1,000명분을 참여자 모두가 함께 나누어 먹으면서 화합과 우애와 친목을 다지기도 했다. 게다가 2020년 12월말까지 매주 일요일 12시부터 저녁 8시까지 '아시아인 일요장날'을 연다.


아시아인 일요장날은 지난 5월에 국가 공모사업인 희망사업 프로젝트(문화관광형시장) 육성사업에 당선된 프로그램이다. 그 덕에 2년간 9억2,000만 원의 예산을 지원받게 돼 중국, 베트남, 몽골 등 아시아 대표 먹거리와 문화를 향유할 수 있는 기반 조성이 가능해 졌다. 보고 즐기고 느끼는 '3색 테마 투어'라 해도 괜찮을 만큼 다양성과 차별성이 흠뻑 녹아들 것으로 기대된다.


물론 남구청 직원들의 노력도 큰 보탬이 되고 있다. '문화와 예술'의 조화라는 행사 컨셉에 걸맞게 아시아 대표 10개국의 벽화거리를 이미 지난 10월에 만들어 울산번개시장을 찾는 고객들에게 또 다른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나라별 국기 게시 구간도 조성해 아시아 다문화인들이 모국에 대한 향수를 느낄 수 있게 할 것이다. 이와 함께 홍보에도 발 벗고 나섰다.


버스 광고를 비롯해 홍보방송도 내보내고 블로그와 SNS 홍보, 1인 방송자 홍보도 꾸준히 추진하고 있다. 혼신의 노력은 결코 배반하지 않는다고 했다. 정성이 지극하면 돌 위에도 꽃이 피는 것처럼 분명 좋은 성과로 이어질 것이라 확신한다. 지금은 누가 뭐래도 다인종이 공존하는 다문화사회다. 기존의 단일민족 국가라는 생각을 버리고, 이민자들이 각자의 문화를 유지하며 조화롭게 살아갈 수 있도록 그들을 존중하고 수용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남구가 야음시장 인근 대현경로당 2층에 외국인주민과 다문화가족들의 참여와 공존을 위한 열린 공간인'다가온'을 개소한 배경도 여기에 있다. '다가온'은'다문화가족이 문화교류를 통해 지역에 다가온다'라는 뜻을 담고 있다. 올해 1월 여성가족부(복권기금) 공모에 선정된 사업이라 더욱 의미가 깊다. 게다가 지역의 유휴공간인 대현경로당 2층을 리모델링해 다문화가족의 교류와 소통공간으로 제공한 것은 지역 내 공공시설을 다목적으로 활용하는 '공유경제'를 잘 반영한 사례라는 평가도 받고 있다.


무엇보다 이곳을 통해 다문화 2세들을 위한 자녀성장 지원 프로그램, 결혼이민여성의 사회적응 및 자립역량 강화 프로그램 등을 선보일 계획이라고 하니 모든 것이 각별해 돋보인다. '생생지락(生生之樂)'이라 했다. 일하는 즐거움을 느끼며 사는 행복한 세상은 결코 멀리 있지 않다. 힘들고 어려운 여건일수록 일에서 오는 보람과 긍지의 비중은 커지는 법이다. 남구에 거주하는 외국인주민·다문화가족의 안정적인 지역사회 정착과 복지증진에 필요한 행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는 남구 직원들의 마음이 이와 같다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