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법인분할 후유증과 임금협상 난항 등 풀어야할 숙제가 쌓여있는 현대중공업 노조 차기 집행부 선거가 '강성' 대 '실리' 맞대결 구도로 치러진다.

3대째 6년간 집권하고 있는 강성 성향의 현 집행부가 수성에 나서고, 그동안 현 집행부의 성과에 반감을 가진 조합원들이 실리를 추구하는 새로운 세력을 일으켜 도전장을 내밀었다.
18일 현대중공업 노조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23대 임원(지부장) 선거에 최종 2개 조직에서 후보가 신청했다.

지부장 후보 기호 1번은 현 집행부를 탄생시킨 '분과동지연대회의' 소속 현 사무국장인 조경근 후보다.

현대중 노조는 2013년 20대 정병모 위원장을 시작으로 2015년 21대 백형록 지부장(금속노조로 변경)과 현 22대 박근태 지부장에 이르기까지 3차례 연속 6년간 강성 성향의 집행부가 선출됐다.

분과동지연대회의는 현재 수석부지부장, 부지부장, 사무국장 후보에 각각 이용우, 조윤성, 문대성 후보를 확정하고 이번 선거에서도 수성을 다짐하고 있다.

기호 2번으로는 '반민주 노동조합 운영 심판 연대(반노련)' 소속으로 지난 2004년부터 2007년까지 노조 사무국장을 맡았던 유상구 후보가 출사표를 던졌다.

반노련은 강경 성향의 민주노총 계열 현 집행부에 반대 입장을 가진 일반 조합원들이 모여 만든 신흥 노조세력이다.

수석부지부장, 부지부장, 사무국장 후보에 각각 류기열, 김상민, 이동근 후보를 확정하고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 밖에 기존 현장조직 가운데 중도 성향의 '노동자중심'이나 '현장희망', '우리함께' 등은 따로 후보를 출마시키지 않았다.

2년 전 22대 선거 때 4개 조직에서 각자 후보를 냈던 것과 확실히 대비되는 상황으로, 현장조직들이 현 집행부에 연대해 맞서는 분위기가 형성된 것으로 풀이된다.

결과적으로 이번 노조 집행부 선거는 강성 대 실리 맞대결 구도로 펼쳐지게 됐다.

특히 올해 법인분할에 이어 임금협상까지 난항을 겪으면서 노사관계가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현 상황이 이번 노조 선거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올해 34차례에 걸친 파업에도 임금협상이 또 다시 해를 넘길 위기에 처한 데다, 오히려 조합원 1,400여명이 회사로부터 징계를 받고 노조 재정이 악화되면서 조합비까지 올라간 데 대한 조합원들의 반감은 반노련에게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

하지만 지난 6년간 굳건히 체제를 다진 현 집행부에 비해 선거를 앞두고 급하게 구성된 부분에서 실리 후보가 조합원들로부터 지지를 이끌어낼 여력이 있을지는 미지수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20일 후보자를 확정 공고할 예정이다. 이어 27일 지부장 선거 투표 진행 후 28일 당선자를 공고한다. 개표를 통해 과반 이상 득표자가 나오지 않을 경우 결선 투표가 이뤄진다.
 조홍래기자 usjhr@

저작권자 © 울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