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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3분기 울산의 경제 상황을 나타내는 주요 지표 중 제조업 생산과 소비를 제외한 건설수주와 수출·입, 물가, 인구 등이 줄줄이 하락하며 동력을 잃어가고 있는 지역경제에 위기 경고음을 보냈다. 거의 모든 경제지표들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악조건 속에서도 광공업 생산과 소비, 고용은 소폭 증가하며 그나마 산업도시 울산의 체면을 살렸다.

동남지방통계청이 18일 발표한 '2019년 3분기 울산지역 경제동향' 보고서에는 지역경제 전반에 걸쳐 짙게 드리운 불황의 그림자를 가감 없이 드러냈다.

울산의 올 3분기 경제지표 중 최악은 무역과 건설수주, 물가가 꼽힌다.

우선 수출은 전년 동기에 비해 7.5% 추락했고, 수입도 9.7%나 하락했다. 3분기 동안 수출액은 총 169억2,300만 달러다. 자동차(15.7%)와 기계장비(61.6%), 기타 운송장비(14.8%) 등이 선전했으나 울산의 수출 비중이 가장 큰 석유정제(-20.2%)에 부진을 면치 못했고, 1차 금속(-45.7%), 화학제품(-7.8%) 등도 힘을 쓰지 못했다.

수출 부진은 곧바로 수입 감소로 이어지며 불황형 무역구조를 고착화하는 모양새다. 3분기 울산지역 수입액은 총 81억6,300만 달러에 그쳤다. 전기장비(40.8%)와 고무 및 플라스틱(67.4%), 기계장비(18.4%) 등은 늘었으나, 원유(-16.7%), 비금속광물(-4.9%), 화학제품(-8.2%) 등이 감소 폭을 키웠다.

건설수주도 엉망이었다. 전년 동기 대비 전국의 건설수주는 3.9% 감소했고, 인근 경남은 72.8% 증가한 반면, 울산은 마이너스 61.9%를 기록하며 극심한 침체 양상을 보였다. 3분기 울산지역 건설수주액은 4,290억 원에 그쳤다. 건축부문(7.5%)에서는 늘었으나 토목에서 87.2%나 줄었다. 민간 발주(-62.4%)는 물론 관급공사 발주(-58.0%)까지 감소하며 건설경기 침체의 늪으로 빠뜨렸다.

이처럼 대내외 경제 여건의 악화 속에 생산과 소비는 소폭이지만 늘어 주목을 받았다. 우선 생산은 광공업 쪽은 증가한 반면 서비스업에선 줄었다.  

광공업 생산의 경우 전년 동기 대비 전국적으로 0.8% 감소한 가운데 부산(-2.8%)과 경남(-2.7%)도 부진했으나 울산은 0.5% 증가했다. 석유정제와 1차 금속, 화학제품 등은 줄었으나 자동차와 기타 운송장비, 전기장비 등이 생산 증가를 이끌었다. 서비스업 생산은 보건·사회복지, 운수·창고, 협회·수리·개인 등의 업종에선 늘었으나 숙박·음식점과 교육, 금융·보험 등이 줄면서 전년 동기 대비 0.1% 줄었다.

소비는 업종간 혼조 속에 전문소매점과 백화점, 슈퍼·잡화·편의점은 줄어든 반면 승용차·연료소매점, 대형마트에서 증가 폭을 키우며 전년 동기에 비해 0.2% 늘었다. 하지만 이는 전국 평균 소비 증가율 2.4%에 크게 못미치는 데다 부산(0.4%)과 경남(1.4%)에 비해서도 떨어져 얼어붙은 소비 심리는 여전함을 보여줬다.

울산의 3분기 물가는 전국 최저치까지 떨어지면서 지역경제에 적지않은 부담을 안겼다. 지출목적별 소비자물가는 기타 상품 및 서비스, 가정용품 및 가사 서비스, 보건 등은 0.9%에서 1.5% 가량 가격이 올랐으나 식료품·비주류음료, 교통, 통신 등이 내려 전년 동기 대비 0.6% 하락했다. 체감물가를 나타내는 생활물가는 1.3%나 떨어졌다.

고용상황을 보여주는 3분기 울산지역 취업자는 57만6,000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6,000명(1.1%) 올랐다. 고용률은 59.6%로 지난해와 비교해 1.0%포인트 증가했다. 업종별로는 사업·개인·공공서비스 및 기타, 도소매·음식숙박업, 전기·운수·통신·금융 등의 고용이 늘었고, 광제조업과 건설업에선 줄었다. 3분기 울산지역 실업자는 2만1,000명으로, 15~59세 연령대에서 감소해 전년 동기 대비 8,000명(-27.6%)이 줄었다.

실업률은 3.5%로 전년 동기 대비 1.4%포인트 내렸다. 3분기에도 탈울산이 이어졌다. 전체인구는 114만4,000명으로 2,012명 순유출됐다. 연령대별로는 70세 이상(26명)을 제외한 전 연령대(-2,038명)에서 순유출이 이뤄졌다.  최성환기자 c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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