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연말이다. 공동모금회가 사랑의 온도탑을 제막하는 시기가 오면 연말 분위기가 시작된다. 소외된 이웃을 되돌아보고 따뜻한 마음을 나누는 울산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희망2020나눔캠페인'이 온도탑 제막식이 지난 20일 울산시청 광장에서 있었다. 앞으로 70여 일간의 대장정에 돌입했다. 공동모금회의 지난해 모금목표액은 69억9,100만 원이었으며, 실제 모금액은 이보다 7% 초과한 70억4,300만 원에 달했다.
올해 희망 2020나눔캠페인의 모금목표액은 70억4,300만 원으로 캠페인은 내년 1월 31일까지 73일 동안 진행된다. 사랑의 온도탑은 울산광역시청 광장과 울산역에 각각 설치되며 모금목표액의 1%가 모금될 때마다 나눔 온도가 1도씩 올라간다. 이웃사랑의 온도를 높이는 방법은 각 언론사에 개설된 이웃돕기 성금 창구,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사랑의 계좌, ARS 등을 통해 가능하다. 모금회 한시준 회장은 "지속적인 경기 침체로 복지 수요가 증가하지만 경기가 어려워 배분액이 크게 줄어들지 않을까 걱정스럽다"면서 "모아주신 성금은 투명하고 공정하게 울산에 사는 어려운 이웃들에게 배분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모금회는 모인 성금과 연중 모금된 성금으로 2020년 한 해 동안 저소득 개인 생계 의료비 지원, 명절 지원, 난방비 지원, 사회복지시설 프로그램 지원 등에 배분할 예정이다.
이제 한해도 얼마 남지 않았다. 연말 불우이웃돕기 창구가 개설되고 어려운 이웃을 되돌아보자는 이야기가 다양한 창구를 통해 전달되고 있다. 그만큼 우리 사회가 어려워졌다는 이야기다. 실제로 최근 상황은 그 어느 때보다 좋지 않다. 앞으로 다가올 매서운 추위를 견디며 겨울을 나야할 이웃들을 생각하면 걱정이 앞선다. 그래서 연말이면 각급 사회단체를 비롯해 기관들이 나서 불우이웃들에게 김장김치와 난방용품 전달 등 자선활동이 활발하다는 소식도 들린다. 지역의 소외된 이웃들에게 따듯한 온정의 손길이 이어지고, 익명으로 기부하는 사람들이 소식이 전해지는 것을 보면 아직도 우리 사회는 훈훈한 정이 흐르고 있음을 실감케 한다.
며칠 전부터 아침저녁으로 기온이 많이 떨어졌다. 날씨가 추워지면 빈곤층은 살림하기가 더 어려운 법이다. 각종 난방비는 물론 일용한 양식을 마련하는 일도 벅찬 사람들이 주위에 적지 않다. 이제 곧 다가올 연말이면 각종 모임과 송년회로 분주하다. 각종 모임에는 흥청망청 술판이 벌어지기도 한다. 어려운 이웃들을 애써 외면하는 각박한 세상은 만들지 말아야 한다.
나눔은 크기의 문제가 아니다. 작은 나눔의 기쁨이 받는 행복과 즐거움보다 더 큰 의미가 있다. 팍팍한 세상이라고 하지만, 어려운 이웃을 돕는 온정이 있어 그나마 우리에게 희망을 준다. 성금은 쓰고 남은 돈을 기부하는 것이 아니다. 써야 할 돈을 줄여서 하는 것이 진정한 성금이다. 이제 올해 연말 기부의 시간이 시작됐다. 경제도 어렵고 지역 경기도 침체 일로에 있다. 하지만 어려운 이웃들이 희망을 갖고 생활할 수 있도록 지역민들의 손길은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걱정스러운 것은 우리의 상황이다. 전국적으로 공동모금회를 찾는 창구의 발길이 크게 줄어들고 있다고 한다. 올해의 경우 전국적으로 유례없이 온정의 손길이 줄어든 것은 우선 경기가 안 좋아서 일 것이다. 경제적으로 힘들면 이웃에 대해서까지 생각이 미치지 못할 수 있다. 자영업자들이 어려움을 겪고, 경기 위축에 대한 위기감이 커지면서 시민들의 마음도 각박해졌을 것이다. 그만큼 올해의 상황은 좋지 않다. 실물경제의 위기감이 갈수록 고조되는 상황이어서 이웃에 대한 관심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같은 상황을 고려해 볼 때 올해는 목표액 달성이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하지만 이럴 때일수록 목표 온도 100도를 초과해 울산시민의 사랑이 그대로 전달되길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다. 온도탑 수은주는 공동모금회가 모금된 이웃돕기 성금 액수에 따라 사랑의 온도를 높여 울산시민에게 '이웃사랑'의 현황을 눈으로 보이기 위해 설치한 것이다.
전국 최고의 소득을 자랑하는 울산이지만 주위를 돌아보면 하루 끼니조차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는 극빈층이 널려 있다. 특히 부모의 버림을 받은 어린이나 돌볼 가족이 없는 독거노인, 소년소녀가장 등 우리 주변에는 이웃의 도움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은 것이 현실이다.
실물경제의 위기와 구조조정 바람이 이웃에 대한 주위의 관심까지 사라지게 하지 않을까 걱정이 앞선다. 그래도 우리에게는 어려울수록 힘을 보태는 오래된 전통이 있다. 그 저력을 십분 발휘해 사랑의 온도탑의 온도만큼 우리 사회의 훈훈함이 전해지는 겨울이 되길 희망한다. 그런 분위기가 이어져 다가올 겨울, 소외된 이웃들의 얼굴에 넉넉한 미소가 피어나길 기대해본다.
- 기자명 김진영
- 입력 2019.11.21 23:00
- 수정 2020.09.11 1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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