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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철은 일년 중 화재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시기이다. 이는 추운 기온으로 난방기구 등 화기의 취급이 증가하고, 건조한 날씨로 인해 작은 불씨라도 큰 화재를 일으킬 수 있는 화재가 발생하기에 가장 적합한 시기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전국적으로 4만2,000여 건의 화재가 발생했고, 그 중 30%가 겨울철에 집중됐다. 또한 주택화재는 1만 2,000여 건이 발생해 전체 화재발생의 약 28%를 차지했다. 전체 인명피해는 2,600여 명이고 그 중 약 43%가 주택화재로 발생했다.


특히, 주택화재의 주요 발생 원인을 보면 부주의로 인한 화재가 6,200여 건으로 전기적 원인에 의한 화재보다 약 2배나 높은 비율을 보이고 있으며, 최근 3년간 화재건수는 감소하는 추세지만 인명피해는 오히려 증가하고 있다. 이처럼 주택화재로 많은 피해가 발생하고 있어, 스스로 사랑하는 가족을 지키기 위해 소방안전의 실천이 어느 때보다 요구되는 시기이다. 모든 화재와 마찬가지로 주택화재를 예방하기 위한 최선의 방법은 소방안전에 대한 행동요령을 제대로 알고, 실천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주택화재 시 인명피해를 줄일 수 있는 두 가지 방법을 제안하고자 한다. 우선, 불이나면 소화기로 화재를 진압하거나 119로 신고하는 것 보다 최우선 돼야 할 것이 “불나면 대피먼저"다. 119신고 및 화재진화 등 화재대응은 일단 안전한 곳으로 대피한 뒤에 해야 한다. 또 화재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실내에 남아 있거나 현장으로 다시 들어가는 것은 매우 위험하므로 절대 해서는 안 될 행동이다. “불나면 대피먼저"의 중요성은 과거 사례를 통해 교훈을 삼을 수 있다.


작년 11월에 발생한 서울 종로 고시원 화재는 세입자가 화재 사실을 전파하지 않고, 10분 넘게 혼자 불을 끄려다 실패해 사망자가 7명이 발생했지만 올해 6월 서울 은명초등학교 화재는 방과후 수업 중 학교 건물 1층 아래 쓰레기집하장에서 화재가 발생했으나 교사들이 116명의 학생들을 신속하게 대피시켜 사상자가 발생하지 않은 사례가 있다.  이 두 사고의 차이점은 무엇일까? 하나는 화재를 진압하려다 대피를 못해 사망자가 발생했고, 다른 하나는 신속하게 대피를 시켜서 인명피해가 발생하지 않은 점을 알 수 있다.


지난해 소방청 주관으로 개최된 전문가 포럼에서도 화재 시 “불나면 대피먼저"행동요령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미국의 사례를 소개하기도 했다. 미국에서는 아이들에게 소화기 사용 교육을 하지 않으며, 만약 아이들이 불을 끄려다 대피 지연 등으로 다칠 수도 있고 소화기로 불을 끄지 못해 자기 가족들이 죽었다고 자책하게 될 수도 있어 미국은 이미 “불나면 대피먼저"홍보가 진행 중이다. 다음으로 가정에 화재 사실을 조기에 알려주는 단독경보형 감지기를 설치하고 초기 소화에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소화기를 가정에 비치해 화재에 대비하는 것이 좋다.


설치대상은 단독주택, 다가구주택, 연립주택, 다세대 주택(아파트 및 기숙사 제외)이며 설치기준은 소화기는 세대별 1개 이상(2개층 이상인 주택은 층별 1대 이상)설치해야 하며 단독 경보형 감지기는 방, 거실 등 구획된 실마다 1개씩 설치해야 한다. 주택용소방시설이 작동해 화재 피해 저감 사례로 지난 11월 울산 동구 화정동 소재 연립주택에서 화재가 발생했으나, “주택용소방시설(단독경보형감지기)"의 작동으로 인근 주민이 경보음을 듣고 119로 신고해 큰불로 번지는 것을 막을 수 있었다.


소방시설에 관한 법률 개정으로 2012년 2월 5일부터 신축주택에 대해 감지기 설치 및 소화기 비치가 의무화 됐으며, 2017년 2월 4일까지는 기존의 주택의 경우에도 의무적으로 감지기와 소화기를 설치돼 있어야만 한다. 주택은 가족의 사랑과 행복을 위한 공간이며, 그 어느 곳보다 안전하고 편안한 장소가 돼야 할 것이다. 하지만 가정 내 소방안전 부주의와 무관심으로 가장 높은 화재발생률과 많은 인명피해가 발생되고 있음은 다시 한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주택화재의 경우 대부분 부주의나 방심에 의해 발생하는 경우가 많은 만큼 우리가 조금만 더 안전에 관심을 갖고 주의를 기울인다면 이를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 화재는 예고 없이 찾아온다. 내가 살고 있는 우리 집도 예외일 수 없기에 평소 화재예방을 위한 습관을 생활화해 나와 가족의 안전을 지킬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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