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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중구 B-05 주택재개발 정비사업의 새 시공사로 참여 의지를 보이고 있는 롯데·현대 컨소시엄에 기존 시공사였던 효성과 진흥이 가세하는 예상치 못한 전개가 나왔다.

시공사 지위를 되찾기 위해 조합을 상대로 법적 소송을 벌이던 효성이 소송을 취하하기로 하고 롯데·현대와 손을 잡은 것인데, 결과적으로 조합은 법적 소송 리스크를 해소함과 동시에 롯데·현대·효성·진흥 4개 업체가 참여한 대형 시공사라는 네임벨류(name value)까지 얻을 수 있는 호재를 맞게 됐다.

3일 중구 B-05 주택재개발 정비사업조합 등에 따르면 이날 열린 입찰 참가자 대상 현장설명회에 롯데건설·현대엔지니어링이 꾸린 컨소시엄(공동사업단)이 단독 참여했다. 이전과 다른 점은 롯데·현대 컨소시엄에 기존 시공사였던 효성중공업과 진흥기업까지 참여했다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이날 입찰은 롯데·현대·효성·진흥 4개 업체 컨소시엄의 단독 참여로 유찰됐으며, 앞선 두차례의 유찰에 이어 이날 세 번째 현장설명회에서까지 유찰되면서 조합은 이 컨소시엄과의 수의계약 조건을 충족하게 됐다.

조합 관계자는 "3차 현장설명회 입찰도 단독참여로 유찰되면서 '단독응찰 사유로 2회 이상 유찰된 경우 및 현장설명회 3회 이상 개최'라는 2가지 수의계약 조건이 충족됐다"며 "대의원 총회 의결 등 절차를 거쳐 수의계약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조합에 일방적으로 계약해지를 당하면서 시공사 지위를 되찾기 위한 법적 소송까지 나선 효성과 진흥이 이번에 새 시공사 선정에, 그것도 롯데·현대와 손을 잡아 참여한 이유는 '소송 리스크'를 우려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효성 입장에선 최악의 경우 소송이 조합에 유리한 쪽으로 흘러갔을 때는 그동안의 투자금액을 잃을 수 있는 데다, 법원이 효성의 손을 들어준다 해도 소송에 따른 공기지연 등 재개발 사업 자체에 타격을 입힐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 효성이 다시 시공사 지위를 찾는다 해도 조합원들로부터 반발을 살 수 있는 상황이었다.

롯데·현대 역시 새 시공사로 선정되더라도 추후 효성과 조합 간의 소송으로 사업 진행에 차질이 발생할 것을 우려해 기존 시공사들과 손을 잡은 것으로 분석된다. 조합 입장에선 이러한 상황이 법적 소송 리스크를 해소하면서 시공사의 네임벨류까지 높일 수 있는 호재가 아닐 수 없게 됐다.

효성 관계자는 "소송 진행시 조합원들에게 가는 피해가 불가피할 것으로 판단해 대승적인 차원에서 소송을 취하하고 컨소시엄 형태로 다시 재개발 사업에 참여하기로 했다"며 "원활한 사업 진행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조홍래기자 usjh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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