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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가 변화한다면 회사는 발 빠르게 대응해야 한다. 노조도 이에 순응하고 노사가 함께 먼 미래를 봐야한다. 그렇지 않으면 모두가 위험하다"


4차 산업혁명시대가 도래함에 따라 사실상 내연차 시대의 종말이 예고된 가운데, 현대자동차 새 노조 지부장으로 뽑힌  이상수 당선인(사진)은 5일 노조의 생존방식 수정이 불가피하다고 화두를 던졌다.


4차 산업혁명시대의 변화에 따라 자동차산업도 기존 내연기관 중심에서 전기차·수소차 등 친환경차로 빠르게 전환하는 추세다. 실제 현대차 역시 세계 전기차 3대 메이커를 목표로 오는 2025년까지 자율주행차 개발을 위해 20조원을 투자하는 등 변화에 대응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 노사관계가 기존의 대립 일색이던 패러다임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결국 공멸을 맞게 된다는 의미다.


이날 현대차 울산공장 노조사무실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이 당선인은 "내연기관이 사라지면 조립 공정이 줄어들어 현재의 고용안정을 이어나가기 쉽지 않은 게 사실이다"라며 "그렇다고 자동차 산업환경 변화에 거부감을 가져서는 안 된다. 다행히 내년부터 매년 2,000명 가량 정년퇴직자가 발생한다"고 말했다.


이어 "저야 5~6년 후 퇴직하겠지만 정년이 20~30년 남은 조합원들의 고용은 아무도 책임질 수 없다"며 "먼 미래를 본다면 노사가 머리를 맞댄 채 변화를 추구해야만 현대차의 가치가 상승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고용안정을 포기하면서까지 노조가 회사 편에 서야한다는 뜻은 절대 아니다"라며 "현재 고용에 문제가 없는 선에서, 변화에 맞춰 조합원들이 자율적으로 작업하는 방법 등을 노사가 대등한 관계에서 함께 고민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어떤 상황에서도 노조의 역할은 고용안정이 1순위"라며 "인위적인 정리해고나 인원감축으로 새 발전을 꾀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고 거듭 말했다.


이 당선인은 실리·합리 성향으로, 강성 성향 후보 3명과 4파전이던 1차 투표에서 1위, 이달 3일 결선 맞대결에서 강성 후보를 누르고 당선됐다.


실리 후보로 당선된 의미에 대해 이 당선인은 "조합원들의 의식이 성숙해졌기 때문"이라며 "조합원들이 '뻥' 파업이나 '묻지 마' 투쟁에 이제 속지 않고 식상해 한다"고 했다.
이에 따라 이 당선인은 무분별한 파업을 지양하고, '귀족노조'로 비판받는 현대차 노조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개선할 수 있는 노조활동을 해 나가겠다는 입장에 서 있다.


이 당선인은 "울산 관공서 차량이 대부분 기아차라는 말을 들었다. 울산에 현대차가 있는데 한 오너 밑의 기업이라도 엄연히 경쟁사인 기아차를 이용하는 것"이라며 "지역주민이 현대차 안티, 국민이 현대차 안티라면 차를 만들어 봤자 안 팔려서 망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 때문에 노조의 사회적 역할이 중요하다"며 "울산 랜드마크를 건설하는 사업을 하고, 사회봉사에도 적극 나서겠다"고 전했다.  조홍래기자 usjh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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