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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과학기술원과 기초과학연구원 다차원 탄소재료 연구단 로드니 루오프 단장 연구팀은 공동으로 간단한 공정만으로 그래핀을 다이아몬드 박막으로 변신시키는 데 성공했다.
울산과학기술원과 기초과학연구원 다차원 탄소재료 연구단 로드니 루오프 단장 연구팀은 공동으로 간단한 공정만으로 그래핀을 다이아몬드 박막으로 변신시키는 데 성공했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이 세상에서 가장 얇은 다이아몬드를 개발했다. 

기초과학연구원(IBS, 원장 노도영) 다차원 탄소재료 연구단 로드니 루오프 단장(UNIST 자연과학부 특훈교수) 연구팀은 울산과학기술원(UNIST)과 공동으로 간단한 공정만으로 그래핀을 다이아몬드 박막으로 변신시키는 데 성공했다고 9일 밝혔다. 

그래핀과 다이아몬드는 모두 탄소(C) 원자로만 이뤄져 있지만, 원자의 결합형태가 다르다. 그래핀은 탄소 원자가 주변 탄소 원자 3개와 결합(sp2 결합)하여 육각형 벌집 모양을 이룬 평면 소재다. 

반면 다이아몬드는 중심의 탄소 원자 1개가 주변 4개의 탄소 원자와 결합(sp3 결합)하여 만든 정사면체가 상하좌우로 끊임없이 반복되는 구조다. 이러한 결합 차이로 인해 두 물질은 서로 다른 물성을 갖는다. 

그래핀은 강도가 높고, 열과 전기를 잘 전달하는 것은 물론 2차원 물질이기 때문에 자유자재로 휘어진다. 반면 다이아몬드는 뛰어난 열전도성과 기계적 강도를 가졌지만 전기가 통하지도 않고, 쉽게 휘어지지 않는다.

다이아몬드를 2차원 평면 형태로 제작할 경우 다이아몬드의 우수한 물성을 반도체 소자를 비롯한 전기, 기계, 화학 등 다양한 분야에 폭넓게 이용할 수 있다. 이 때문에 그래핀의 결합구조에 변화를 줘 그래핀처럼 얇은 초박막 다이아몬드 즉, '다이아메인(Diamane)'을 합성하려는 연구가 등장했지만 아직 상용화에 이르지는 못했다. 결합구조를 변화시키는 과정에 매우 높은 압력이 필요해 제조비용이 비쌀뿐더러 압력이 낮아지면 다시 그래핀으로 돌아가는 등 안정성을 유지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2개의 그래핀이 쌓인 구조의 이중층 그래핀으로 대기압에서도 안정적인 다이아메인을 세계 최초로 합성했다. 연구진이 개발한 공정은 상온·저압 조건에서 화학적 처리만을 거쳐 다이아메인을 합성할 수 있기 때문에 고압이 필요하던 기존 기술 대비 제조비용을 대폭 줄일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공동 교신저자이자 제1저자인 파벨 바카레브 연구위원은 "다층 그래핀을 다이아메인으로 변환시키기 위한 연구가 많이 보고됐지만, 제조과정이 복잡하거나 구조에 결함이 있는 경우가 많았다"며 "우리 연구진은 불소를 주입하는 과정(불소화 과정)을 통해 간단히 그래핀의 탄소결합(sp2)을 다이아몬드와 같은 결합(sp3)형태로 바꿨고, 결함 역시 최소화했다"고 설명했다.

우선 연구진은 화학기상증착법(CVD)을 이용해 구리니켈(CuNi) 합금 기판 위에서 이중층 그래핀을 제작한 뒤, 불소 기체를 주입했다. 주입된 불소는 그래핀과 화학반응을 일으키며 두 층간에서 탄소결합이 생기도록 유도한다. 

주변 3개의 원자와 결합하던 탄소가 4개의 주변 원자와 결합하게 되고, 최종적으로 필름 형태의 다이아몬드가 만들어진다. 불소(F)화 과정을 통해 합성했다는 의미에서 연구진은 이 초박형 다이아몬드를 'F-다이아메인'으로 명명했다. 연구진이 합성한 F-다이아메인의 두께는 0.5nm에 불과하다. 

로드니 루오프 단장은 "유사 다이아몬드 구조체 합성을 통해 다이아몬드의 우수한 물성을 다양한 분야에 사용할 수 있는 길을 연 것"이라며 "향후 전기적·기계적 특성까지 조절 가능한 대면적 단결정 다이아몬드 필름을 구현하는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나노테크놀로지(Nature Nanotechnology) 12월 10일(한국시간) 온라인 판에 실렸다.  하주화기자 usj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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