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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등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 5대 광역시 중 울산의 아파트값이 상대적으로 평가절하된 상태라는 주장이 나왔다.

울산지역 부동산 정보업체인 청명부동산연구소는 10일 낸 보도자료를 통해 전용면적 85㎡ 아파트 매매가를 기준으로, 지방 5대 광역시 중 대전과 대구는 이미 10억 원을 넘어섰고, 올해 조정대상지역에서 풀린 부산도 곧 아파트 10억 원 시대가 열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반면 울산의 최고가는 6억5,000만 원에 머물러 있어 다른 광역시의 아파트값과는 비교 상대가 안 될 정도로 낮은 가격을 형성하고 있다. 

지방의 전용면적 85㎡ 아파트 매매가격 10억 원은 심리적 저지선인데, 이를 넘기기는 만만찮은 저항과 장벽이 있지만, 수도권 등의 사례를 볼 때 이 심리적 저지선을 뚫으면 가격 상승의 파급 효과로 이어진다는 게 청명부동산연구소의 분석이다. 서울 강북의 선도 아파트 매매가는 2년 전 10억 원을 넘긴 이후 급등해 현재는 17억 원에 거래되는 등 또 다른 심리적 저지선인 20억 원을 바라보고 있다.

지방도 10억 원대 아파트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거래된 지방 5대 광역시의 전용면적 85㎡ 아파트 중 가장 높은 매매가격은 대전 유성구 D아파트로 10억1,000만 원에 거래됐다. 또 대구 수성구의 S아파트는 10억 원에 매매가 이뤄졌다.

같은 기간 거래된 5대 광역시 아파트 중 매매가격이 9억 원 이상인 아파트는 모두 8건인데, 대구 3건, 대전과 부산 각각 2건, 광주 1건으로 파악됐다. 이들 고가 아파트는 부산을 제외하고 대부분 부동산 경기가 좋았던 지역이다. 특히 대전은 올해 들어 11월까지의 아파트 매매가 상승률은 6.39%에 달한 반면, 울산(-4.3%)의 아파트 매매가 하락 폭은 전국 평균(-1.92%)이나 지방 평균(-2.95%)에 비해 월등히 컸다. 

이 때문에 울산에서 거래된 전용면적 85㎡ 아파트 중 가장 비싸게 팔린 곳은 남구 신정동 I아파트로 6억5,000만 원에 거래돼 다른 광역시와는 3억 원 이상의 매매가 격차를 보였다. 이 아파트는 지난해 6억1,000만 원이 최고 거래가격이었으나 올해 들어 4,000만 원 정도가 올랐다.

이처럼 울산의 최고가 아파트가 다른 광역시의 아파트값에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싼 가격에 거래되자 최근 지역 주택시장에는 서울 등 외지인 투자자, 이른바 '큰손'들이 몰려와 인기지역 물량을 싹쓸이하고 있다는 얘기가 나돌기도 했다. 물론 매매가 10억 원을 넘긴 지방 아파트가 출현했지만, 본격적인 10억 원 시대가 열리기 위해서는 다소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지난해 11월 거래된 광주의 B아파트는 11억1,000만 원으로 이미 10억 원을 넘겼으나 올해 들어 조정을 받고 있으며, 대구의 A아파트는 지난해 9억4,000만 원에 거래됐으나 올해 9억3,000만 원으로 오히려 1,000만 원이 떨어졌다.

청명부동산연구소는 "광주나 대구의 사례에서 보듯 2019년 조정을 받는 등 서울과 마찬가지로 지방아파트 10억 시대는 다소간 시간이 필요하다"면서 "하지만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된 부산의 아파트 매매가격이 본격적으로 상승하면서 지방아파트 10억 시대가 곧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연구소 측은 이어 "울산도 선도 아파트들의 움직임을 살피고 10억 원을 넘어선 주변 광역시 아파트들의 가격 추이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최성환기자 c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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