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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례없는 '출산절벽'이 가속화되면서 울산지역 지자체들이 확보해놓은 '출산장려금' 예산을 다 쓰지도 못하고 줄줄이 반납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당초 본예산에 편성했던 예산이 과도하게 남아 이를 감액처리하는 방식으로 장려금 규모를 대폭 줄였는데도, 출생아 수가 가파르게 줄면서 북구를 제외한 4개 구·군에서 결산잔액이 무더기로 발생하고 있는 탓이다. 

12일 울산지역 5개 구·군에 따르면 울주군은 올 한 해 동안 총 1,405명에 대해 25억2,000만 원(시비포함)의 출산장려금을 지급했다. 혜택을 받은 인원은 첫째아 717명, 둘째아 542명, 셋째아 이상은 146명 등 이었다. 이는 당초 본예산에 편성됐던 39억6,000만 원보다 14억4,000만 원이나 줄어든 금액이다. 

군은 올 한 해 동안 첫째 900명, 둘째는 800명, 셋째 이상 200명 등 총 1,900명의 출생아 수 발생을 예상하고 이를 당초 예산에 반영했다. 그러나 저출산 현상이 심화되면서 지원금 집행에 속도가 나지 않자 추경을 통해 30억2,000여만 원으로 감액했다. 또 이마저도 전액 집행되지 않아 5억 원의 잔액을 반납하게 됐다. 군은 내년에는 출산장려금을 대폭 줄여 본예산에 26억 원을 편성해 놓았다. 

군 관계자는 "결혼을 미루거나 아이를 낳지 않는 젊은 층이 늘고 있는 것은 전 국가적 현상이라서 자치단체의 역할에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현상은 다른 구·군도 마찬가지다.

중구도 둘째아 660명·셋째아 140명 등 800명에 대한 저출산지원금을 지급하기 위해 9억4,000만 원을 올해 본예산이 편성했다가 추경에서 이를 6억5,450만 원으로 축소했다. 그러나 출생아 수가 둘째아 471명·셋째아 이상 92명 등 563명에 그치는 바람에 감액된 예산에서 또다시 6,550만 원 잔액이 발생했다. 중구는 늘어나는 시비를 반영해 내년도 출산장려금으로 9억7,200만 원을 편성해 놓았다. 첫째아도 지원 대상에 포함시켜 50만 원씩 지급하기로 했다. 

남구는 올 초 첫째아 1,500명·둘째아 1,200명·셋째아 이상 300명 등 총 3,000명을 대상으로 37억5,000만 원의 출산장려금을 편성했다. 추경에서 예산을 21억8,500만 원으로 감액했고, 지급 실적이 첫째아 750명·둘째아 818명·셋째아 이상 120명  등 1,688명·16억9,200만 원에 그치면서 5억 원에 달하는 집행잔액이 발생했다. 남구 관계자는 "올 1월부터 11월까지 출생아 수가 지난해보다 10% 이상 감소했다"며 "이같은 현상을 감안할 때 내년에도 출산장려금은 감액과 잔액발생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동구도 올 초 첫째아 800명·둘째아 680명·셋째아 이상 120명 등 1,600명을 대상으로 한 출산지원금으로 10억7,900만 원을 잡아뒀다가 이를 9억 원으로 감액조치했다. 지난달 기준 실적이 첫째아 468명·둘째아 450명·셋째아 이상 106명 등  7억5,560만 원에 그치고 있어서 현 상태대로라면 1억 원이 넘는 돈을 반납해야 한다. 

북구는 유일하게 출산장려금을 모두 집행했다. 북구는 첫째아 1,050명·둘째아 770명·셋째아 180명 등 2,000명에게 지급할 계획으로 당초 16억5,500만 원의 장려금을 편성해 놓았다. 

젊은 인구가 유입되고 출산율이 높아지고 있는 북구는 출산장려금을 한 차례도 감액 조치하지 않았고 다음 달까지 당초 예산이 모두 집행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달 기준 신고된 출생아 수는 첫째아 953명·둘째아 728명·셋째아 159명 등 1,840명으로, 15억1,950만 원이 이미 쓰여졌다. 

북구는 내년에도 동일한 출생아 수 발생을 예상하고 총 17억6,000만 원의 본예산을 편성했다.  하주화기자 usj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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