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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경제의 핵심 동력인 울산의 4대 주력산업이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침체에서 벗어나기는 어려울 것이란 우울한 전망이 나왔다. 


글로벌 경기 둔화의 악재 속에 미·중 무역분쟁이 전방위로 확대되면서 무역 장벽이 높아지는 데다 내수 침체까지 겹쳐 자동차와 석유화학, 비철금속 산업의 불황이 지속될 것이란 지역상공계의 진단이다.
울산상공회의소는 12일 오전 상의 5층 대회의실에서 2020년도 사업계획안과 예산안 심사를 위한 임시의원총회를 열고 내년도 국내·외 경기전망과 울산 산업동향을 보고받았다.


울산상의는 최근 국내 경제 여건에 대해 제조업 생산 증가율이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는데다 서비스업 생산 증가세도 둔화되고 있어 전반적인 산업 경기 회복을 위한 모멘텀은 여전히 부재한 상황이라고 판단했다. 또 울산의 산업 상황에 대해서는 글로벌 경기 불황이 지속되는 가운데 미·중 무역분쟁 등에 따른 수출 부진과 내수 둔화, 최저임금 인상과 주52시간제와 같은 고용환경 변화 등의 영향으로 업황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줄어들고 있다고 밝혔다.


울산상의는 무엇보다 현대차노조 집행부가 강성에서 실리 성향으로 교체되면서 대립적 노동 문화의 변화 분위기가 감지되지만, 여전히 경직된 노사관계가 지속되고 있어 주력산업을 비롯한 지역 산업계 기반의 약화를 초래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울산의 주력 업종별 내년도 경기 전망에선 조선을 제외한 자동차와 석유화학, 비철금속 등이 모두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자동차의 경우 제한된 세계경기 회복과 환경규제 강화 등으로 수출이 줄어들고, 부진한 민간소비로 인해 내수 또한 둔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게다가 미·중, 미·EU, 한·미 등 국가 간 자동차 관세 분쟁 발생 가능성으로 시장 불확실성이 커질 것이란 우려도 내놓았다. 다만 신차효과와 함께 원화 약세와 친환경차 수요 증가 등은 둔화폭을 다소 완화시킬 것으로 예상했다.


자동차 업계 움직임에 대해서는 현대차가 아세안 지역의 완성차 생산거점 구축을 위해 인도네시아에 2030년까지 총 15억5,000만 달러를 투자해 2021년말 15만대 규모의 공장 가동을 계획하고 있는 점에 주목하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조선업에선 신규수주 반등과 건조 단가 상승, 선박 수출 증가세 유지 등으로 업황 개선이 기대된다는 모처럼 밝은 전망이 나왔다. 특히 국제해사기구(IMO) 2020 규제 시행을 앞두고 친환경 선박 등 고부가가치 선종 경쟁력에서 우위를 확보하고 있고, 내년에는 북극 LNG-2와 카타르, 모잠비크, 나이지리아 등의 LNG 프로젝트 물량이 발주될 것으로 예상했다. 울산상의는 그러나 세계 경기 회복세가 미약하고, 국제교역 불확실성 상존 등의 요인과 함께 조선업이 장기간 침체에 빠졌던 점을 감안하면 회복 강도는 그렇게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석유화학은 미·중 무역분쟁 장기화와 내수경기 위축 등 대내외적 불안요인에 따른 수요 감소가 예상됐다.
다만, IMO 2020 황산화물 규제 시행으로 기존 벙커씨유 보다 가격이 비싼 저유황유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는 기대감은 긍정적 요인으로 꼽았다.


비철금속은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와 내수시장 침체 등의 영향으로 알루미늄, 니켈, 주석 수요는 전년 대비 감소가 예상되고, 전기동과 아연 수요는 지난해와 유사한 수준에 머무를 것으로 전망했다.


상의 관계자는 "울산의 주력업종은 글로벌 경기 흐름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만큼 무역 분쟁이 해소되고 세계 경기가 호전되지 않는 한 눈에 띄는 업황 개선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면서 "위기 속에서는 기업의 기술력과 생산성을 축적하면서 경기 호황기의 도약을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성환기자 c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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