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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이른바 '동남아시아를 강타하고 있는 한류'는 한국인들에게 민족적자부심과 국가이미지 증진을 선물하는 효자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중국정부가 '한·중, 양국 간에 심각하게 벌어진 문화교류의 불균형'을 조절하는 차원에서 제정한 '한국드라마 수입 중단'정책과 베트남의 외국영화와 드라마수입제한정책 그리고 독도문제로 불거진 한일국민의 감정불화로 한류(韓流)에서 한류(寒流)로 열풍이 급격하게 냉각되고 있는 시점에서 우리는 한류의 본질에 대해 한번쯤 성찰해보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사실 한류열풍은 동남아국가들보다는 한국자체가 만들어낸 국산품이다. 자료에 의하면 2005년 중국에서 방영된 한국드라마는 무려 50편에 달한다고 한다. 그러나 최근부터는 중국TV에서 한국드라마는 자취를 감추고 있다. 그에 따라 열풍도 냉각될 것이다. 한마디로 한류는 한국정부의 문화수출장려정책과 이에 등을 기댄 한국방송계의 일방적 드라마수출의 덕을 본 것이다.
 한국 드라마 '대장금'이 홍콩, 대만을 강타한 후 중국에 상륙하여 대륙전역에 방송되면서 14% 이상의 시청률을 기록하고, 2005년 10월초 국경일 연휴 기간 동안 중국대륙에서 1억6천만 명이 시청하는 등 큰 성공을 거두었다. 중국의 최고 지도자조차 공무로 '대장금'을 보지 못해 아쉽다고 했다. 현지의 후난티브이에서는 하루 동안 수십 번의 대장금 주제곡 '오나라'를 틀어주고 각종 연예뉴스 매체에서 '대장금'관련 기사가 넘쳐나고, 이런 인기는 다른 한국 드라마로 옮겨갔었다. 한국음식에 대한 관심이 크게 증가하고 드라마 주인공을 닮기 위한 성형수술이 유행한다. 유명가수가 대장금 주제곡을 취입하여 보다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이미 중국인에 의해 '대장금'이란 상표가 등록되었고 '대장금' 관련 상품이 천 여개 넘게 시장에 나왔다.
 '대장금'이 이처럼 중국에서 인기를 끈 것은 개혁 개방 이후 경제력이 증가하면서 문화혁명이래 파괴되었던 가족제도가 부활하고 '대장금'에 반영된 유교적 전통문화가 중국인들이 그동안 잊어버렸던 문화, 생활방식, 충효사상, 동양적 여인상을 일깨워 주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아울러 한국의 깊은 역사와 전통, 궁중요리와 한방치료에 많은 호기심을 느꼈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런 점을 충분히 활용한 후난티브이의 홍보노력 역시 큰 역할을 했다. 방송사는 대장금 방영기간동안 전 역량을 여기에 쏟아 부었다. '대장금'이 중국 대륙을 강타하면서 한국도 많은 이익을 누렸다. 한국상품, 한국문화에 대한  홍보, 관광객의 증가뿐만 아니라 한국역사에 대한 중국인들의 인식에도 많은 변화를 주어 큰 이익을 보았다. 한국이 생산한 문화상품의 경쟁력에 자신감을 가지게 되었다. 그러나 냉정히 보면 중국에서 일고 있는 '한류'의 혜택은 정작 중국이 거의 독차지 하였다. 애초 대장금은 대만의 지티브이(GTV)가 한국으로부터 중국 내 방송 판권을 구매하였으나, 나중에 지티브이는 이를 중국의 후난티브이에 1만2천 달러에 재판매하였다. 대장금이 종영된 후 후난티브이의 광고수익은 대략 400만 달러가 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광고수익으로만 방송판권 구매가의 350배 이상을 벌어들인 것이다. 여기에다 재방영, 대장금 관련 각종 쇼의 개최와 세계 도처의 수백만 화교들에 대한 방송을 통해 추가적으로 짭짤한 수입을 올리고 있는 것이다. 수많은 광고주들의 광고를 통한 매출증가도 기대된다. 금전적으로 계산할 수 없는 엄청난 부가가치가 중국 내에서 창출된 것이다.
 중국은 한국의 '대장금'이란 원자재를 수입해서 수백배 비싼 문화상품, '따장진(대장금의 중국발음)'을 만들었다. 우리는 혹시나 중국이 '따장진'이란 엄청난 부가가치 문화상품을 생산하면서 흘린 '떡고물'을 움켜잡고 '한류'라는 자긍심에 희희낙낙하고 있지 않은가? 분명 자문해볼 일이다. '한류'의 혜택은 분명 한국보다 중국이 크게 얻고 있다. 옛 속담에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되놈이 번다"라는 말이 있다. 중국인들의 상술이 무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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