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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지막 장마가 지나면 우리는 여름의 가운데에 도착해 있을 것이다.
 여름은 많이 무덥고 봄이나 가을보다 상쾌한 계절은 아니지만 휴가, 방학이라는 단어와 함께 어떻게 생각하면 여유라는 단어와 더 가까울지도 모른다.

 

   아찔했던 신종플루 감염 소동


 연중 공부로 찌들려야하는 고3이 아니라면 대부분의 학생들은 보충수업이 끝나거나 며칠의 학원방학을 이용해 부모들과 여름휴가를 보낼 것이고, 직장인들도 친구나 가족과 며칠씩의 여유를 즐길 수 있으니 말이다. 그러나 요즘은 이런 여유가 신종인플루엔자의 공포로 조금은 위축되는 느낌이다.
 30일 유럽의 학회에 제자들을 데리고 참석해야 되는데 이미 6개월 전부터의 계획이라 신종인플루엔자의 두려움이 있지만 계획한 인원이 모두 출발한다. 우리 모두 안전한 여행을 기원하며 내가 겪었던 신종 인플루엔자 소동을 이야기할까 한다. 1개월 전 신종인플루엔자 때문에 한바탕 소동이 있었다.

 

   보건소 안일한 태도에 어안이 벙벙


 소동이 일어나기 일주일전 월요일 오전 나는 제자들과 미팅이 있었다. 거기에 참석했던 제자중 한명이 한주가 지난 월요일 전화를 해서는 외국에서 귀국한 동생이 신종인플루엔자에 감염자로 판명되어 격리되고 부모님도 검사 중이며 자기도 검사를 받기위해 보건소 직원을 기다린다고 했다. 그래서 일주일전 모임에 나왔던 모두에게 사실을 알리고 검사를 받으라는 얘기를 전했다.
 마침 일주일전 미팅팀이 같이 있던 자리라 우리는 갑자기 공포에 휩싸였다. 우리는 우선 협회의 사무실 문을 걸어 잠그고 보건소에 전화를 하기로 했다. 30분의 씨름 끝에 겨우 걸린 통화에 보건소 직원에게 자초지종을 설명하고 보건소에서 차를 보내달라고 했다. 그럴 수 없다고 하여 만약 우리가 이동하다 많은 사람에게 피해를 줄지도 모르니 차량을 내주는 것이 좋지 않겠느냐고 했더니 담당이 없으니 다시 전화를 주겠다고 했다.


 기다리는 동안 우리는 그날의 모든 스케줄을 취소하고 우리 각자가 만난 사람들의 리스트를 만들었다. 드디어 약속한 시간에 도달했으나 30분이 더 지나도록 보건소로부터 아무런 연락이 없었다. 우리는 보건복지부홈페이지를 통해 위기관리대책본부와 겨우 통화를 했지만 너무도 느슨한 그들의 행동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그저 관할 보건소의 즉각적인 연락이 오도록 조치하는 것 외는 아무것도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좀 더 기다리는 동안 다시 제자로부터 연락이 왔는데, 부모님은 격리 조치되고 자기는 이상 증상이 없으니 집에서 일주일간 외출금지 상태로 있으면서 매일 보건소 직원의 방문체크를 받아야한다고 했다. 거의 두 시간이 지나서야 전화한 보건소 직원은 최초 감염자와 접촉한 상태가 아니므로 기다리다가 열감이 있을 때 보건소로 방문하라고 했다. 며칠간 우리는 타인과의 접촉을 피하고 기다렸지만 아무런 증상도 나타나지 않아 신종인플루엔자의 공포로부터 해방되었다.
 그 후 동생과 부모님이 감염자였던 제자도 감염상태가 아니라고 판명이 났고, 병원에 격리되었던 부모님과 동생도 무사히 귀가했다. 귀가한 제자의 엄마로부터 그간의 소식을 자세히 들었다.

 

   당국 철저한 관리·개인위생 신경써야


 격리되었던 병원은 시의 경계를 넘어 4시간의 거리를 차로 움직여 이동하였으며 모인 환자들이 이구동성으로 보건소 직원들이 자기 구역에서 환자가 발생하지 않았으면 하는 눈치를 너무 많이 받았다는 것이다. 이러한 사태가 자주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직원들도 당황 할 수도 있지만 그래도 보건소나 보건복지부 등은 이런 분야의 전문성을 띤 단체이지 않는가? 국민이 낸 세금으로 봉급을 받기 때문에 자기의 임무를 다해야 하는 것도 마땅하지만 지금과 같은 일은 자기 가족이나 친지가 그런 상태를 겪을 수도 있는 일이 아닌가? 그럴 경우 도움을 제대로 주지 않는 보건당국을 어떻게 생각할지는 너무 뻔한 일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개인 위생관리 만으로도 예방에 많은 도움이 된다고 하니 신종인플루엔자라는 단어가 없어질 때 지 개인위생에 신경 써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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