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세계 수위를 달리던 우리 조선업계가 중국의 추격을 끝내 뿌리치지 못하고 수주경쟁에서 세계1위 자리를 내놓고 말았다. 어디까지나 물량 기준이지만 질에 있어서도 언제 추월을 당할 지 알 수 없다. 70년대 초, 우리 선조들이 5백 년 전 제작한 거북선의 기술력을 담보로 조선입국에 뛰어든 우리 조선업은 괄목할 성장을 거듭해 왔다. 특히 최근에는 조선강국들을 잇따라 제치고 부동의 1위 자리에 올라선 듯 했다. 그런데 후발주자인 중국이 저임금과 풍부한 자원을 앞세워 우리의 아성을 위협, 선두를 내어주고 떠밀리는 신세가 됐다. 아직도 우리 기술력은 고부가 분야에서 중국을 압도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자신감도 부단한 신기술 개발과 새로운 사업영역에 도전하지 못한 채 정체한다면 우리도 역대의 숱한 조선강국들이 밟았던 전철을 따를 운명이다. 현대중공업은 바로 이런 절박감속에 새로운 기지개를 켜고 있다. 조선분야에서 이룩한 세계1위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우주개발사업에 본격 뛰어들었다. 26일 현대중공업은 최근 항공우주연구원으로부터 전남 나로(NARO) 우주센터에 설치될 예정인 '한국형 인공위성'의 발사대 및 관련 설비공사를 일괄도급 방식으로 수주했다고 공식 확인했다.
 인공위성 발사대 등은 그 자체로 고난도의 설계 및 제작기술이 요구된다는 점에서 수주경쟁에 가담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기술력을 평가받는다. 현대중공업이 이번 공사를 마치게 되면 우리나라는 세계 13번째로 위성발사 시설을 보유하고 세계 9번째로 위성발사 능력을 갖춘 국가의 반열에 오르게 된다. 우주개발 분야에서 만큼 손을 놓았다는 평가를 받았던 우리가 현대중공업으로 인해 우리의 가능성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게 됐다. 뿐만 아니라 미개척 사업이라 하더라도, 마음만 먹는다면 얼마든지 할 수 있다는 것도 입증된 셈이다. 현중은 이를 위해 벌써 오래전부터 준비해 왔던 것으로 밝혀졌다. 현중 관계자는 "수 년 전부터 우주개발사업을 준비해 이미 세계적 수준의 기술력을 확보했다"면서 "앞으로도 조선업을 처음 시작하던 마음처럼 우리나라를 우주강국으로 만드는데 최선을 다 할 것이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또 기술적으로 미진한 분야도 우주선진국을 직접 방문, 극복할 계획이라 덧붙였다. 때문에 이번 프로젝트를 완벽하게 수행하고 나면 기술적 파급효과도 상상을 초월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황무지나 다름없던 울산 미포만에 조선강국의 기적을 만들었던 고(故) 정주영 명예회장의 유지가 우주산업에서 새롭게 재조명되기를 기대한다.
저작권자 © 울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