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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일 청와대에서 열린 이명박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한미정상회담에서 다양한 사안이 논의됐다. 정상간 만남은 가장 큰 차원의 외교다. 한미 양국의 현안에 대해 서로의 입장을 뚜렷하게 확인하고, 때로는 타협과 절충을 이룬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 이번 회담의 주요의미를 한미 FTA, 북핵 대응, 아프가니스탄 파병 등 세 가지 측면에서 살펴보자.

 

   FTA·북핵 대응·아프간 파병 공감대


 먼저 두 정상은 한미 FTA 조기 비준을 위해서 노력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이 대통령은 FTA가 단순히 경제적 이익뿐 아니라 동북아의 전략적 관점 및 양국 동맹 차원에서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한 자동차 부문이 문제가 되면 다시 이야기할 자세가 돼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FTA 추진을 위한 강한 의지를 밝혔다. 이에 오바마 대통령은 한미 FTA에 대한 미국 의회의 반대가 있지만 미국과 다른 나라의 무역 불균형 수준이 국가별로 다른 만큼 국가별로 장단점을 평가해 대응토록 하겠다고 답했다. 그는 미국 대통령으로서 윈-윈 상황을 도출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전체적으로 두 정상은 한미 FTA 비준 문제에 원론적으로 합의했다. 이에 대한 여야의 평가는 엇갈렸다. 한나라당이 긍정적으로 본 반면에 민주당은 자동차 재협상이 언급된 한미 FTA는 후퇴한 느낌이 든다고 비판했다. 지난 참여 정부가 추진한 이 협상에 대한 불만과 반대가 적지 않았다. 따라서 추가적 협의가 이루어질 경우 우리도 그동안 독소조항으로 지적됐던 부분을 제외시킬 필요가 있다. 이 과정에서 우리의 여야는 물론 미국 민주당의 공정무역 추진 의원들과 긴밀히 협력할 필요가 있다.


 다음에 두 정상은 초미의 관심사인 북핵 문제 접근 방식에 같은 입장을 보였다. 오바마 대통령은 정상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북핵 문제에 대해 일치된 공동접근방식을 보여줌으로써 이 대통령이 6월 방미 때 제안했던 '그랜드 바겐', 즉 일괄타결방안을 놓고 한때 빚어진 갈등을 해소했다. 기자회견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스티븐 보즈워스 대북정책 특별대표의 다음 달 방북 일정을 구체적으로 밝히고 북핵 문제 대응에서 한미의 긴밀한 공조를 드러냈다. 회담 결과에 대한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이견도 적었다. 지금까지는 순조로운 상황이다. 문제는 보즈워스 특별대표의 대북 방문 이후로 전망된다. 미국과 북한의 제안이 확인되고, 이를 협의하는 상황에서 한미 정책 조율의 필요성이 더욱 커질 것이기 때문이다. 북측은 북미 양자회담을 통해 미국의 적대시정책 해소 의지를 확인한 뒤 6자회담 복귀 여부를 결정한다는 입장이다. 북한 핵 폐기를 통한 한반도 안전의 보장이라는 우리의 입장을 반영하고, 실익을 추구하는 방안을 다각도로 마련할 필요가 있다.

 

   대미관계 협력 기조 속 실리 추구해야


 끝으로 한국의 아프가니스탄 재건 지원 문제와 관련해 오바마 대통령은 아프간에 민간재건팀(PRT)을 보내는 이명박 대통령의 결정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단독 정상회담에서 한국의 아프간 파병 결정 배경을 설명했고, 오바마 대통령은 감사의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아프간 재파병은 오바마 대통령의 방한 이전에 결정된 점에서 이번 정상회담의 핵심의제가 아니었다. 파병에 대한 평가는 아프가니스탄 현지 상황과 밀접히 연관된다. 아프가니스탄이 민주적인 지도력을 갖춘다면 국민의 지지를 받아 스스로의 치안과 안보 역량을 강화시킬 것이다. 하지만 부패와 불신을 크게 줄이지 못한다면 파병의 효과와 정당성을 훼손시키기 때문이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이번 아시아 순방에서 중국의 급성장과 일본의 정권 교체를 경험했다. 하지만 한국은 미국과의 협력 기조를 이어 갔고, 뉴욕타임스로부터 '가장 편한 여행지'로 평가받았다. 향후 한미 정상회담의 성과를 높이기 위해 우리의 지속적인 발전이 아시아 평화에 기여한다는 점을 미국에 설득하여 FTA 등에서 실리를 확보하고, 미국 대통령의 '가장 따뜻한 여행지'로 불리는 것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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