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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해를 보낸다. 인생은 해를 거듭할수록 지혜를 얻는다. 그만큼 많은 경험을 통해서 교훈을 얻기 때문이다. 지난 해 주요 뉴스에서 밝은 소식은 드물다. 어려웠던 한 해임을 말해준다. 긍정적 뉴스에서 희망을 찾고, 어려운 뉴스에서 교훈을 찾는다면 각각 의미가 있지 않을까.

 

   김연아·원전수주 즐거운 뉴스


 국내의 즐거운 뉴스로 스포츠계의 김연아 열풍과 며칠 전 체결한 원자력발전 수주 소식을 들 수 있다. 김연아는 올해 출전한 피겨 분야의 5개 분야에서 모두 우승했다. 피겨 여자 싱글 신기록을 잇달아 깼다. 2010년 밴쿠버 올림픽에서 국내 피겨 사상 첫 금메달의 꿈을 꾸고 있다. 원자력발전 수주는 아랍에미리트연합(UAE)으로부터 거둔 총 400억 달러의 큰 성과다. 1978년 상업형 원전인 고리 1호기를 처음 가동한 이후 31년만에 거둔 원자력 기술의 쾌거다.


 안타까운 뉴스는 국내외에서 줄지어 있다. 용산에서 철거민들이 세입자 권리 보장을 외치다 사망한 사건은 아직까지 해결되지 못했다. 숨진 다섯 명의 주검은 차가운 병원 영안실에 안치된 채 장례식을 치루지 못한 상태다. 종교계 지도자와 전직 대통령들이 세상을 떠났다. 김수환 추기경은 떠나는 순간까지 각막을 이식하면서 사랑을 남겼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누구도 원망하지 마라"는 유서를 남기고 부엉이 바위에서 몸을 던졌다. 김대중 전 대통령도 민주화와 남북화해, 노벨상의 기록을 남기고 미국의 시사주간지 <뉴스위크>가 선정한 '영원히 기억될 명사' 36명에 포함됐다. 1억장이 팔린 <스릴러>의 주인공 '팝 황제' 마이클 잭슨 역시 심장마비로 사망하면서 팬들의 가슴을 울렸다.

 

   국내외 갈등·분쟁 안타까워


 국내외 갈등 소식은 끊이지 않았다. 세종시 수정과 4대강 추진은 여야는 물론 여권 내부에서 좀체 합의되지 못한 정책이다. 세종시 논란은 효율성과 신뢰성의 대립이다. 수도가 분산될 경우 업무 추진이 지연된다는 것이 수정을 내세우는 효율성 측의 주장이다. 하지만 정부와 대통령이 약속한 정책이 손바닥 뒤집듯 바뀔 경우 어떻게 정부와 정책을 믿을 수 있냐는 것이 원안을 고수하는 신뢰성 측의 주장이다. 4대강 사업 추진은 정부에서 치수사업을 내세우지만, 반대 측은 대운하의 전단계로 환경파괴라고 반박한다. 언론법은 야당의 격렬한 반대 속에 국회를 편법으로 통과했다. 언론 시장 규제 완화와 미디어 독과점 조장이라는 주장이 팽팽하게 맞섰다. 국제적으로 핵무기를 둘러싼 북한의 핵실험 그리고 이란의 핵개발, 그리고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분쟁이 끊임없이 관심의 대상이 됐다.


 세계의 경제적, 정치적, 환경적 변화 추세는 미국과 중국의 'G2 시대'개막을 비롯해 유럽의 정치통합을 보여주는 리스본 조약의 발효와 유럽연합 대통령의 선출,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코페하겐 회담 소식 등에서 찾을 수 있다. 미국의 첫 흑인대통령 취임과 일본의 54년 자민당 정권을 이어받은 민주당 집권도 변화를 실감한 뉴스다.
 국내외의 불안감을 높여준 뉴스로 신종 플루의 유행과 크리스마스에 일어난 미국 여객기 테러 기도 사건이 해당한다. 다행히 국내의 신종 플루는 정부와 시민의 대응으로 수그러졌다. 하지만 항공기 테러는 종교 분쟁이 여전하고, 해외여행에 대한 두려움을 증폭시키는 점에서 국제화 사회를 저해하고 있다.


 2009년이 준 교훈은 무엇인가. 두 가지로 줄인다면 소통과 배려다. 김연아와 원전 수주의 성공은 소통에 있다. 김연아의 피겨는 자신은 물론 관중, 심사위원과 훌륭히 소통하여 최고의 성적을 냈다. 한국의 원전 기술과 역량이 UAE 측과 소통하여 최대의 수출 성과로 나타났다. 반대로 국내외 갈등은 공통적으로 소통의 부재에 원인이 있다. 거대 정책 추진에서 정부와 시민의 소통이 결여됐다. 국회에서 여야는 서로 소통을 거부했다. 국제사회의 갈등에는 어김없이 국가간 소통 장애가 있었다. 배려는 소통에서 지켜야할 원칙과 기준이다. 남을, 약자를, 그리고 작은 나라와 집단을 우선 배려해야 소통의 진성성이 담보되기 때문이다. 소통과 배려의 정신으로 2010년 희망의 노래를 부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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