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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년 물의 날이 되면 우리 국민들의 물에 대한 생각이 궁금해진다. 오늘은 1993년부터 시작하여 15회째를 맞게 되는 세계 물의 날이다. 금년의 주제는 『지구촌 물 부족 극복』으로 되어 있다. 매년 이날이 되면 우리나라도 정부와 시민·사회단체가 기념식, 물 관련 회의, 전시회 등 각종 행사를 통하여 대국민 홍보에 나서고 있다. 세계 각국은 1960년대부터 UN을 포함한 국제기구에서 지구상의 물문제를 위기로 인식하고 각국의 물문제 해결 노력을 촉구하고 있다. "인류가 풀어야 할 최대의 과제인 물문제를 해결하면 두 개의 노벨상 즉, 노벨평화상과 노벨과학상을 타게 되리라"는 미국 35대 대통령 케네디의 말은 지구상의 물문제가 얼마나 절실하고 어려운 해결과제인가를 단적으로 표현한 것이라 할 수 있다. 물문제를 위기적 상황으로 보는 것은 물의 지역적, 시간적 분포가 고르지 않아 일어나는 수량의 부족과 수질오염, 그리고 토양 및 지하수가 오염되어 생태계의 순환장애가 발생하고 나아가 인류를 포함하여 지구상 생명체의 존립 자체가 위협을 받게 될 것이라는 데에 있다. 우리나라의 물 관련 현안 문제점은 가뭄발생, 기상재해 증가, 수질오염 심화, 물분쟁 증가, 물 개발여건 악화, 물인식 부족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우선 자연조건, 즉 지리적 특성과 강수량의 시간적, 공간적 편중현상으로 물을 관리하는 데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과거 100년간의 연강수량을 보면 최저 754mm(1939년)와 최고 1,792mm(2003년)로 그 차이가 2.4배에 이르며 60년대 이후 가뭄과 홍수가 증가하는 추세를 보여 주고 있다. 또한, 계절별로도 강수량의 편차가 심하여 홍수기인 6월부터 9월까지 연간 강수량의 60% 정도가 내리고, 지역별로도 적지 않은 차이를 보이고 있다. 지리적으로는 국토의 65%가 산악지형이고 하천경사가 급한 특성을 가지고 있어 홍수가 일시에 유출되어 많은 피해를 주며, 갈수기에는 하천의 물이 줄어 수질오염을 가중시키고 있는 실정이다. 1960년대 이후 시작된 대규모 다목적댐의 개발은 불리한 자연조건에 의한 물관리의 문제점을 해결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 즉, 경제발전과 더불어 날로 늘어나는 용수수요를 충족시키고 급속한 도시화와 토지이용의 고도화에 따라 늘어날 수밖에 없는 홍수피해를 줄이는 데 효율적인 대책으로 적지 않은 기여를 한 것이다. 그러나 대규모 다목적댐은 여러 가지 여건이 좋지 않게 되어 더이상 개발이 쉽지 않다. 지역 간의 물을 둘러싼 다툼도 더 늘어나는 듯하다. 수원을 가지고 있는 지역과 그 물을 이용하려는 지역 간의 다툼은 물론 여러 지역을 흐르는 강의 연안지역에서는 상·하류 지역 간에 수량과 수질오염 등을 이유로 대립하는 경우가 나타나고 있다. 우리 국민들의 물에 대한 인식, 특히 일상적인 물사용에 있어 수질오염문제에 대한 인식은 그리 높지 않은 듯하다. 그러나 정부의 적극적인 홍보와 시민·사회단체들을 중심으로 물절약과 수질오염 예방을 위한 여러 활동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어 국민들의 물인식을 바꾸는 데 큰 효과를 내고 있다. 2011년이 되면 전국적으로 년간 3억4천㎥, 지역적으로 년간 7억9천㎥의 물이 부족해진다고 한다. 그러나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하천 살리기와 같이 좋은 물환경을 원하는 국민들의 욕구가 커지면서 물의 수요량은 이보다 더 늘어 날것으로 보인다. 정부에서는 지역적 물부족 해소를 위하여 기존의 용수공급체계를 조정하고, 농업용 저수지 재개발, 해수 담수화, 친환경 중소규모댐 등 물의 효율적 활동을 위주로 물부족에 대처하기 위한 계획을 추진 중이다. 이에 더하여 용도별 물사용 비중이 큰 생활용수의 사용량이 연간 76억㎥ 정도이므로 각 가정에서의 물절약이 물부족 해소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울산시민들은 대부분 90년대 중반 심한 가뭄과 급수중단 등 물부족으로 인하여 겪었던 일상생활의 불편과 각종 경제활동에서 어려웠던 일을 기억할 것이다. 오늘 물의 날을 맞아 그때를 기억하는 시민들이 많으면 많을수록 물의 위기는 우리로부터 멀어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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