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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는 통상 '생계를 위하여 일상적으로 하는 일'을 직업(職業)으로 총칭하고 있으나, 직업을 뜻하는 영어단어에는 job, work, vocation, occupation, career, profession, business, task 등 여러 개가 있고 직업의 종류도 다양하여 현재 지구상에 2만 여종이 넘는 직업이 있을 뿐 아니라 계속 새로운 직업들이 생겨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인 경기불황여파와 고용흡수력이 떨어지는 산업구조 등으로 온 세계가 실업문제로 골치를 앓고 있으며 지난해 가장 성공적인 경제운용을 했다는 우리나라도 사실상 실업자가 300만명을 넘는 등 그 수가 날로 증가하고 있어 고용 없는 성장의 현실이 바로 눈앞에 다가왔다.


 특히, 사실상 실업자 가운데 일을 하고 싶고 일을 할 수 있는 능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고 있는 자가 100만명에 이르고 대학졸업자의 절반이상이 놀고 있는 현실이 참으로 안타까울 뿐이다.
 다행이 정부는 범정부차원의 국가 고용전략을 마련하는 등 실업해소를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고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기업들이 과감한 투자를 통해 일자리를 많이 만들 것을 촉구하고 있다. '일자리제공이 최고의 복지'라고 볼 때 일련의 정부활동들은 너무나 당연하며 오히려 늦은 감이 있다하겠다.

 

   중소 일자리 6만여개 인력난


 아이러니한 것은 이런 고실업사태 속에서도 상당수 중소기업에서는 여전히 사람 구하기가 어려워 생산 활동에 애로를 겪고 있고 노동부 고용정보망에 등재되어 있는 6만여 개 이상의 일자리가 주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와 같은 인력수급불균형 현상은 학벌을 중시하는 우리사회풍조의 영향으로 고학력화 심화(대학진학률84%), 인력의 수요와 연계되지 못한 교육정책, 기업이 원하는 수준의 직업능력미흡, 구직자의 안정적인 직장에 대한 쏠림현상, '육체노동은 못 배운 사람이나 하는 일' 이라는 잘못된 직업관, 중소기업의 고용환경 열악 등 여러 가지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되어 만들어낸 결과일 것이다.


 물론 아직 주인을 찾지 못하고 있는 일자리들의 대부분은 회사이름이 덜 알려지고 봉급·근로시간·복리후생 등 고용여건이 대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업체임에는 틀림이 없다.
 그러나, 정부실업대책의 효과가 현실화되기까지에는 상당기간이 필요할 뿐 아니라 기존의 경직된 노동시장 구조 속에서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는 데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고 IMF이후 우리경제의 고용흡수력이 계속 저하되고 있어 향후 경제사정이 좋아진다 해도 상당수준의 고실업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에 현재처럼 겉보기에 그럴듯하고 안정적인 직장만을 고집하다가는 실업자 신세를 면하기 어려울 것이다.


 진정으로 직장을 얻고자 한다면, 이제 회사의 이름이나 기대임금 등에 연연하지 말아야하며 과감히 취업눈높이를 낮추어야 한다. 기대에는 다소 못 미치더라도 일단 취업해서 기술을 익히고 경력을 쌓아 몸값을 올리겠다는 생산적인 자세가 필요하다.
 중소기업이 대기업에 비해 대체로 업무의 효율성이나 근로여건이 열악한 반면에 의사결정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많고 개성적인 일의 추진이 가능하여 자기만 똑똑하면 그만큼 성장이나 승진의 기회가 많은 것 또한 사실이다.

 

   취업 눈높이 과감히 낮춰야


 따라서 무작정 대기업이나 기대했던 직장, 좋은 근무환경 등에 너무 집착하다가 실업자가 되기보다는 자기 자신의 재능이나 끼를 발휘할 수 있는 중소기업에 과감히 취업한다면 오히려 미래에 성공할 확률이 더 높지 않을까 생각한다.
 더욱이 지금의 경제사정은 한가롭게 대기업 · 중소기업, 사무직 · 생산직을 가릴 때가 아니며 하루빨리 실업에서 벗어나 출 · 퇴근할 직장이 있다는 사실 그 자체에 만족해야 할 때이다.
 진실로 당신이 실업에서 탈출하기를 원한다면, 과감히 취업눈높이를 낮추어 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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