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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쌀은 우리 민족에게 무엇인가? 우리 나라에 벼농사가 도입된 것은 4천4백여년 전 남한 여주평야 또는 해주와 전라도 영산강 일대로 추정되고 있다.
 그래서 우리 겨레가 사는 곳에는 어느 곳이든 벼농사가 있었고, 겨레가 이동하는 곳에는 언제나 벼농사가 함께 따라갔다. 그로 인해 쌀은 우리 겨레의 삶 그 자체가 되었다.
 그러한 연유로 현대까지도 우리 농업의 근간이며 농업인구의 70%이상 쌀농사에 종사하고 있고, 농업소득의 50%, 농가소득의 23%이상 차지하고 있으며, 쌀산업은 단순한 식량차원을 넘어 공익적 가치는 물론 우리 정서, 문화, 전통, 역사 그 자체다.


 또한 세계적으로 우리 주식으로써의 쌀의 위상은 더 한층 더 높아져 가고, 세계인구의 절반 이상이 쌀을 주식으로 하고 있기에 유엔에서 2004년을 '세계의 쌀의 해'로 정하기도 했다.
 최근 쌀 재고량 증가에 따른 쌀값 폭락으로 농민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쌀이 생산자인 농민에게도, 소비자인 도시인에게도 천덕꾸러기로 변하고 있는 것이다. 울산은 특히 쌀 소비량이 전국 하위권으로 지역민 1인당 쌀 소비량이 한가마니에 훨씬 못 미치고 있는 상황이다. 이 같은 추세가 쌀값 하락을 더욱 부채질하고 있다. 쌀 소비량 감소가 지역 농가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이를 타개하기 위한 방안은 없는 것일까.


 농업소득의 주소득원인 쌀값이 너무 떨어지니까 농민들의 걱정과 불만이 대단하다. 우선 쌀 재고량이 어느 정도인지 살펴보자. 울산의 농소와 두북미곡종합처리장에 쌓여 있는 재고량만을 말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그래서 전국농협창고에 보유하고 있는 쌀재고량을 보면, 2010년 3월 기준으로 전국농협 보유재고량은 99만2천톤을 보유하고 있다. 
 이것은 2009년 3월보다 13만2천톤으로 15.3%, 또한 2008년 3월보다는 38만5천톤으로 63.4%가 더 쌓여있다. 2009년과 2008년보다 이렇게 많이 쌓여 있는 주요원인은 쌀소비 감소의 영향도 있지만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이 제일 큰 원인이라고 판단된다.


 때문에 쌀품목이 대형마트 미끼 상품으로 등장할 정도로 가격이 폭락했다. 올해 4월5일 기준으로 80㎏ 쌀 한가마니에 2009년도 같은 기간에는 16만1,356원 하던 것이 금년도에는 13만6,484원으로 15.4%가 떨어졌다.
 이것은 2005년 추곡수매제도가 폐지되고 공공비축제도가 도입된 이후 최저수준이다. 보통 수확기(11~12월)에 비해 다음해 2월부터는 쌀가격이 오르는 것이 보편적이다. 이것을 계절진폭이라고 하는데 2010년도에는 4월 이후에 오히려 하락폭이 증가되어 쌀값 하락 바닥이 보이지 않고 있다. 쌀20㎏ 한 포대 가격이 2만9,000원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돼 우려스럽다.


 또한 쌀값 예측이 불투명해지면서 산지에서 출혈경쟁으로 투매현상의 조짐까지 보이고 있는 실정이다.
 쌀공급과잉과 소비량 감소로 쌀가격이 떨어지므로 창고에 보유하고 있는 쌀재고 소진 기간이 예년에 비해 1~2개월 정도 길어져 쌀수확기에 추곡수매와 겹쳐면서 저장창고 부족으로 수매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다면 이를 타개하기 위해 어떤 방안을 세워야 할까. 민간차원에서는 쌀값하락 방지를 위한 뾰족한 방안이 없어 보인다. 그래서 정책적 수단이 강구되어야 하는 시점이다.


 단기적으로는 민간이 보유하고 있는 재고 가운데 최소한 20만톤 이상을 정부가 가급적 빠른 기간 안에 사들여 시장과 격리시켜야 하고 쌀소비 촉진을 위하여 민·연·관 합동으로 지속적인 쌀소비 촉진운동(아침밥 먹기, 쌀밥 한끼 더 먹기, 쌀가공 식품개발 등)을 벌여야 하며, 장기적으로는 쌀생산조정제(논에 대체작물인 콩, 옥수수, 사료작물 등을 심어 논형태는 그대로 보존하면서 쌀에 버금가는 소득보전직불제 도입)를 시행해줄 것을 제안한다.
 하루 세끼 쌀값이 자판기 커피 한잔 값과 비슷한 390원 정도의 수준이며, 밥 한끼에 순수 쌀값은 130원 꼴 밖에 되지 않는다. 쌀은 우리의 주 먹거리다.
 또한 쌀 문제의 해결은 농업인들만의 몫이 아니다. 그래서 쌀문제는 범국민적, 정부적 차원에서 해결되어야 할 중차대한 현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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