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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나라 직장 가운데 가장 선호하는 직장중의 하나가 금융기관이다. 금융업은 서비스업으로 분류되어 있는데도 불구, 이 같은 대접을 받게 된 것은 은행문턱이 그 만큼 높았기 때문이라는 반증이다. 솔직히 제도권 금융을 이용한다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무슨 요구서류가 그리 많은지 별 것을 다 요구한다. 그런가 하면 조건도 눈이 아파 다 볼 수 없을 정도로 요란하기 짝이 없다. 어쩌다 제 날짜에 이자라도 갚지 못하면 갖가지 압력이 가해지는 것은 물론, 대출을 위해 어렵게 부탁했던 보증인에 대한 압박도 서슴없이 가해진다. 이런 우리나라 금융관행이 세계 어디에도 없는 '기관' 대접을 받게 됐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지금은 이용고객들의 불편은 안중에도 없다는 듯이 창구영업 시간을 한 시간 줄이자고 하니 도대체 무슨 배짱인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더욱이 지금은 모든 것이 개방되는 세계화 시대다. 업종에 관계없이 경쟁력이 없으면 도태되기 마련인 상황에서 알량한 경쟁력마저 스스로 포기하겠다면 무엇으로 생존할 수 있을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이 은행 창구영업 마감시간을 오후 4시30분에서 오후 3시30분으로 1시간 앞당기는 방안을 올해 공동 임금단체협상(공단협)에서 핵심과제로 설정,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금융권의 그간 임단협이 어느 산별노조보다 응집력이 강했다는 점에 비춰, 이 주장은 결코 간과할 수 없는 압력이다. 금융노조는 9일 보도자료를 통해 "현재 은행간 과당경쟁으로 은행원 노동강도가 극심해 일선 현업에서 영업시간 단축에 대한 요구가 높고 평균 밤 10~11시에 퇴근하는 근무시간을 줄이기 위해 다양한 시도가 있었지만 모두 실효성이 낮았다"며 이같이 밝혔다. 외환거래 시간이 오후 4시에서 오후 3시로 단축돼 시행되고 있어 대기업이나 기관의 외환 거래에도 불편이 없을 것이라는 주장도 덧붙였다. 금융노조는 다만 "창구 영업시간 단축에 따른 고객 불편을 어떻게 해소하느냐가 최대 관건"이라며 "자동화기기(ATM/CD) 확대 설치 및 수수료 인하 등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네티즌을 비롯한 일반 국민들은 이들의 주장을 일고의 가치도 없는 억지라며, 즉각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심지어 어느 네티즌은 "끝내 이를 관철하겠다면 국민들이 나서 금융시장 전면 개방을 요구하게 될 것이다"고 주장하기까지 했다. 소위 배부른 자의 타령인 만큼 그기에 따른 응분의 대가를 받아야 한다는 목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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