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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울산광역시는 지난 2월 울산 도심의 건물벽면과 가로변에 100만 그루 넝쿨을 심어서 '푸른 도심 가꾸기' 조성 사업을 연차적으로 실시하겠다고 발표했다.
 2007년엔 40만 그루의 송학, 담쟁이, 능소화, 줄장미, 마삭주, 어름 등을 심고, 2008년은 30만 그루, 2009년은 20만 그루, 마지막 해인 2010년엔 10만 그루를 심어서 녹색도시로 거듭 태어나겠다고 박맹우 시장은 약속했다. 정말 반가운 일이다.
 울산은 그동안 공단에서 발생하는 각종 공해물질과 가스로 시민들이 생활의 불편을 적잖게 겪었으나 1980년 후반부터 '푸른 울산 만들기' 사업을 시행해 좋은 결과를 얻었다.
 도심권과 공단지역을 가리는 공해차단벽(숲)을 조성하였고, 유휴지와 학교, 직장, 가정에서까지 100만 그루 나무를 심어 도심의 숲을 가꾸었다.
 그로부터 10여년 지나면서 울산의 대기는 차츰 맑아졌고, 태화강 또한 되살아났다.
 2005년 전국체전을 개최하면서 각종 행사를 태화강에서 치룸으로 완전한 생태도시로 새롭게 태어나 세계적인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4급수이던 강물은 2급수로 되살아났고 수영대회와 카누경기를 치루면서 연어가 회귀하는 쾌거를 만들었다.
 이렇게 생태도시로 다시 태어날 수 있었음은 관민이 합심하여 병든 자연을 되살리려는 강한 집념이 있었기 때문이다.
 올해부터는 콩크리트 회색도시 벽면에 녹색 옷을 입히는 새 단장을 시작하고 있다.
 100만 그루의 넝쿨이 심어진 도심의 푸르른 모습을 상상만 해 보아도 가슴 설레는 일이다. 바야흐로 세계는 엘리뇨와 온난화로 큰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위기를 가중시킨 주범은 이산화탄소를 비롯한 온실가스인데 과학자들이 밝힌바 이미 오래다.
 이로 인한 세계 각국은 온실가스와 자동차 매연 최저 발생이란 대명제를 안고 온갖 방법을 다 동원하고 있으나 단기간에 쉽사리 큰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은 앞장서서 새크라멘트시가 '나무심기운동'을 전개하여 열섬효과를 제거하고 온실가스 줄이기에 좋은 효과를 거두고 있다.
 미항공우주국이 인공위성으로 에너지밀도를 측정하여 열섬효과가 심한 도시에 나무를 많이 심고, 그늘조성을 실시했다.
 그 결과 나무와 잔디밭이 있는 도시공원지역은 그렇지 않은 곳에 비해 여름철 기온이 평균 2.3도나 낮아 열섬효과로 더워진 도시를 식히는 자연적인 현상이 나타난다고 연구결과를 내놓았다.
 우리나라에서도 이같은 경우를 대구에서 찾아볼 수 있다. 과거 더위가 가장 심했던 도시가 대구였으나 도심에 집중적으로 나무를 심고 공원을 조성한 뒤부터는 뜨거운 열기가 10여년 전보다 많이 줄어들었다.
 그동안 1000만 그루의 나무를 심고 꾸준히 관리해온 결과이다.
 이에 고무된 대전시에서도 3000만 그루의 '나무심기 사업'을 전개해 나가고 있다. 2020년까지 14년 동안 6000억 원의 재원을 확보해 나간다는 거시적인 계획안을 수립하였다.
 정말 도시를 숲으로 가꾼다는 발상에 격려의 박수를 보내지 않을 수 없다.
 이 나무들이 수 년 후 숲을 이루었을 때 머리 위의 뜨거운 태양을 가린 우거진 나무그늘을 걷노라면 쾌적한 도심의 향취를 만끽할 수 있을 것이리라.
 지난해 서울의 한 백화점 앞길을 아름드리 소나무를 심고 숲을 조성하여 시민들의 발길을 가볍게 하고 많은 사람들로부터 예찬을 받았다.
 무엇보다 민족의 애환과 정서를 간직한 소나무여서 그 거리를 걷노라면 잊었던 옛 고향을 만난 듯 행복감을 전해주는 전령 같아 퍽 반가운 소식이다.
 이제 우리 울산에서도 100만 그루의 넝쿨을 심고 푸르름과 꽃으로 단장된 시가지를 걸으면서 잊었던 옛 울산의 활기찬 모습을 되찾아서 너와 내가 함께 손잡고 도심을 지나 대숲길을 거닐어 보자. 그 땐 태화강물도 은화처럼 반짝이며 찰랑일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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