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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은 현재 자타가 인정하는 세계중심 국가다. 그들이 사용하는 언어가 만국 공용어고, 문명 역시 세계인의 전범이 되고 있다. 미국 따라 하기가 유행이고 당연한 생존전략으로 해석된다. 심지어는 전 세계의 분쟁지역에 자국 군대를 파견하고 멀쩡한 나라에까지 세계안전을 위협한다는 이유로 무력사용을 서슴지 않고 있다. 레이건 대통령 이래 미국이 세계를 향해 선포했던 팍스아메리카가 무엇인가. 바로 미국이 곧 세계의 중심이라는 선언이다. 그런데 미국은 정작 자기 나라의 치안을 제대로 하지 못해 세계의 웃음거리가 되고 있다. 민간인에 의한 총기사고 건수가 세계에서 가장 높을 뿐 아니라, 밤거리는 공포의 거리로 인식되고 있다. 급기야는 사상 최악의 교내 총기난사 사건이 발생했다. 수업이 한창인 버지니아공대에 총기를 든 20대의 괴한이 침입, 수업 중이던 교수와 학생을 상대로 무차별 난사했다. 이 사고로 현재까지 확인된 피해자만 사망 33명, 부상 29명으로, 교내 단일 총기 사고로는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이 무슨 어처구니없는 일인가. 세계치안을 책임지겠다고 떠벌리는 나라에서 이런 대형 참사가 일어났다는 것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일이다. 또한 현재 전 세계에 파견되어 있는 미국 병사들에게도 체통이 서지 않게 됐다. 현재 반전데모가 미 본토는 물론이고 유럽, 아시아권으로 확대되고 있는 터라 더 더욱 심각한 후유증을 예고하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사건 발생에는 무엇보다 총기휴대를 쉽게 하고 있는 미국의 허술한 총기관리에 있는 만큼 차제에 총기관련 법령을 엄격히 개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16일 총기만행 예방 시민단체인 '브래디 캠페인'에 따르면 A~F로 총기관리 성적을 매길 경우 버지니아 주는 'C-'에 해당했다. 버지니아 주 실정법은 주 또는 연방 당국의 전과 조회를 통과하기만 하면 18세 이상 누구나 총기를 포함한 화기를 구입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특히 버지니아 주에서는 굳이 총기소지 허가가 없더라도 월 권총 1정을 구입할 수 있으며 총기 구입에 대기시간도 필요 없다. 허가를 받은 자는 월 2정 이상의 총기를 구입, 소지할 수 있으며 버지니아 주 거주자가 아니더라도 열흘만 기다리면 AK-47소총이나 우지 단기관총과 탄창까지 구입하는데 아무런 제재를 받지 않는다. 버지니아 주는 총기 판매 및 소지와 관련, 재장전 없이 100개의 탄환을 발사할 수 있는 속사용 탄창도 판매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이러고도 총기사고가 발생하지 않기를 기대한다는 것 자체가 무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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