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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가 다음주 중 추가 주택담보 대출 규제안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은행권이 일제히 주택담보대출금리 인상에 나서자 울산 지역 주택시장도 크게 술렁이고 있다. 이와함께 무리하게 대출을 받아 집을 산 서민들과 무주택자들은 적잖은 이자 부담은 물론 내집 마련의 꿈이 멀어질 수 있다면 크게 반발하고 있다.
   8일 지역 시중은행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우리은행이 9일부터 0.2%까지 우대금리를 축소키로 하는 등 사실상 주택담보 대출 금리를 인상한다고 밝혔다.
   또 이에 앞서 지난주 정부가 앞으로 주택담보 대출을 강력히 규제하겠다고 예고한 뒤 은행의 대출 창구에는 대출여부와 이자부담 정도를 묻는 고객들의 문의가 크게 늘고 있다.
   이에따라 15개 단지 7천128가구를 올 하반기부터 내년 상반기까지 분양할 계획으로 있는 울산지역의 아파트 시행사들도 분양률 저하를 우려, 속도조절에 나서는가 하면 대안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11월 현재까지만 해도 울산지역의 미분양 아파트는 3천가구를 상회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올 후반기 중 남구에 400여 세대 규모의 아파트를 분양할 계획인 A시행사 관계자는 "부동산 대책 여파로 주택구매 욕구가 줄어들면 초기분양 계약률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분양 시점을 연기하거나 특별한 금융대책을 마련하는 등을 검토중이다"고 말했다.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회사원 강모(42)씨는 "지난해 금리 4.5%로 은행에서 7천만원을 대출받아 24평형 아파트를 샀는데 금리가 오른다니 이자부담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다"며 아파트를 산지 1년도 안돼 팔아야 할 상황에 처하게 될지도 모르겠다"고 불안해했다.
   다음달 결혼하는 박 모(27)씨도 "내집 마련은 생각도 못하고 있다" 며 "중구에 3천만원 전세주택에서 신혼을 시작하는데 앞으로 주택담보대출을 규제하고 금리마저 인상되면 주택마련 계획조차 세울 수 없어 화가 난다"고 말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앞으로 대출을 받을 수 있는지, 받으면 얼마나 어느 정도 이율로 가능한지 문의하는 전화가 크게 늘었다. 특히 매매계약을 해 놓고 중도금이나 잔금을 치러야 할 사람들이 은행을 많이 찾고 있다"며 "지난 6월 금감원이 일시적으로 대출 총량을 규제 하면서 은행들이 일제히 주택담보대출을 중지했던 경험이 있기 때문에 이들의 불안감이 더 커진 것 같다"고 분석했다.
   또 다른 은행 관계자는 "30~40대 아파트 소유자들의70~80%가 1천만원~2억원정도의 주택담보대출을 안고 있을 것"이라고 예측하면서 "이자부담을 감내할 수 없는 급여생활자들이 어쩔 수 없이 집을 내놓는 경우가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부동산업계에서도 "주택담보대출을 규제하고 금리를 인상하는 것은 일단 투기세력을 잡을 수 있는 방법이지만 대출을 받아 집을 마련하는 중산층 이하 서민들은 큰 비해를 볼 수밖에 없다"며 "어려운 자들이 집장만하는 데 꼭 필요한 대출을 줄인다든지 금리를 높이는 것은 또한 가진 자들에게만 유리할 뿐" 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부동산 관계자는 "수도권 부동산 안정을 위한 대책이 오히려 지역 경기를 망칠 수 있다"며 "양극화만 심화되는 것이 아닌지 우려된다"고 설명했다.  손유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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