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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방선거 공천 갈등에 시의회 의장 선거까지 알력다툼
   최-정 vs 김-강 대립구도속 의원협의회 모임조차 않아
   지방정부와 연대 의제발굴등 지역발전 준비 작업 전무
   "갈등·대립풀고 대승적 화합의 손 맞잡아야" 여론우세

 

   울산에서 독점적 지위를 유지해온 한나라당이 6.2지방선거 이후 방향타를 잃고 헤매고 있다.
 주된 원인은 예상치 못한 지방선거 패배의 후유증이지만, 문제는 구심점 역할을 해야 할 한나라당 소속 5명의 지역 국회의원들이 각자의 정치적 셈법에 따라 각개전투식 행보를 벌이면서 당론 결집에는 등을 돌리고 있다는 점이다. 이대로는 지역화합은 커녕 자칫 갈등의 골만 깊어질 수 있는 만큼 지역 화합을 위한 해법을 모색해야 할 시점이다.

 

 국회의원들의 분열은 이미 지방선거 공천 단계의 편가르기에서부터 노골화돼 선거과정에서 적잖은 당력 누수현상을 빚었으며, 선거 후유증을 치유해야 할 지금까지도 시의회 의장선거 등을 놓고 보이지 않는 알력다툼을 벌이고 있다.
 무엇보다 지방선거 패배의 충격에서 벗어나기 위해 지난 25일 연 시당운영위원회를 통해 재선인 강길부 의원(울주)을 시당위원장으로 새로 선출했음에도 불구하고 심기일전하려는 노력의 자세는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
 17대 총선 직후만 해도 지역 국회의원의 좌장격인 최병국 의원(남구갑)을 중심으로 정갑윤(중구), 김기현(남구을), 강길부(울주), 안효대(동구) 의원이 똘똘 뭉쳐 당력을 모으고 지역현안 해결에 주력했으나 2년이 지난 지금은 흘러간 과거의 모습이 됐다.


 더욱이 최근 한나라당 기초단체장들이 선거법 위반 등으로 1심 재판에서 당선무효형을 선고받아 오는 10월 재보궐선거를 들먹이는 돌발상황이 빚어지자 지역 국회의원들의 관계는 더욱 악화되는 분위기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당장 목전에 놓인 정치적 이해관계를 쫓아 최-정 의원이 손을 잡고, 김-강 의원이 연대하는 대립의 구도로 굳어져 가는 양상이다.  
 물론 지역 국회의원들은 시당위원장 선출 직후 한결같이 "선거 패배를 딛고 다시 일어서기 위해 단합하자"며 한목소리를 냈다.


 최병국 의원은 "지방선거 결과는 오만에서 비롯됐다. 깊은 반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고, 정갑윤 의원은 "선거 참패의 책임은 관리를 잘못한 저한데 있다. 앞으로 더 많이 뛰고 노력하겠다"며 자성의 목소리를 높였다. 또 신임 시당위원장은 "당내 소통을 위해 여론을 모으고 열린 마음으로 일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그 뿐이었다. 사분오열로 갈라진 당력을 모으자고 목소리만 높였지, 이를 실천하기 위한 방안 제시나 화합회동 등과 같은 구체적인 행동은 전혀 없었다. 특히 최근엔 지역 국회의원들의 정례 협의체인 '울산 국회의원협의회'도 열지 않고 있다.


 게다가 지방선거 이후 느슨해진 당조직을 일신하고 있는 현 단계에서조차도 당내 결속작업은 물론, 출범을 앞둔 제5기 지방정부와의 연대나 지역발전을 위한 새 의제 수립 등에는 손을 놓고 있다. 지역 정치권력의 정점에 있는 국회의원들이 이처럼 모래알로 흩어지자 내달 1일 임기가 시작되는 한나라당 소속 지방의원 당선자들의 조직적인 의정활동 준비 움직임은 실종된 상태다.
 사정이 이 지경에 이르자 뜻 있는 한나라당 당원들과 시민들은 "지역 국회의원들의 분열은 당 발전은 물론 내후년의 총선에도 전혀 도움이 될 수 없다"면서 "특히 지역발전을 위해서도 결코 이롭지 않은 만큼 갈등과 대립을 풀고 대승적인 화합의 손을 맞잡아야 한다"고 강력 주문했다.


 지역 상공계의 한 관계자는 "울산을 대표하는 국회의원들의 분열은 지역 주요인사들의 관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면서 "하루속히 관계 정상화가 이뤄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시당의 한 당직자도 "국회의원 간의 관계가 소원해지면서 시당 내 분위기도 찬물을 끼얹은 것처럼 무겁다"며 "제5기 지방정부 출범이 화합의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최성환기자
c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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