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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성 파워가 대통령선거에서도 여지없이 확인되고 있다. 현재 차기 대통령선거에 출마를 선언한 여성 후보는 한나라당의 박근혜 전 대표와 심상정 민주노동당 의원에 이어 한명숙 전 총리가 가세했다. 물론 아직은 당내경선 참여 수준이다. 이로써 남성 후보를 배제하고도 여성후보끼리만 3파전이 됐다. 그동안 남성이 정치를 독판쳐오던 가부장사회의 한국에서 어쩌다 여성목소리가 이리도 높아지게 되었는지 아연할 따름이다. 더욱이 각종 여론조사와 지지층에서 이들 여성 후보들은 남성 후보들과의 경쟁에서 조금도 손색이 없다. 아니 일부에서는 남성 후보들을 크게 압도하면서 리더하고 있다. 남성들로서는 감히 상상도 할 수 없었던 바른 말만 하고 있다. 그런가 하면 남성 후보들이 생각 없이 했던 발언에 대해서도 배경을 밝히라며 끝까지 공격, 진땀을 흘리게 하는 여성 후보들이다. 토론회나 공식행사에서 이들 여성 후보들과 맞닥뜨리는 데 대해 극도의 공포를 느끼는 예비후보까지 있다고 한다. 여성 후보들에게 속된 말로 '걸리면' 벗어나기 어렵다는 위기의식이다. 남성들이 갖지 못하는 특유의 섬세함과 상대 공격을 감정 없이 논리적으로 받아치는 방어능력에 혀를 내두르고 있다. 지난 4일, 한명숙 전 총리가 중앙SUNDAY와의 인터뷰에서 차기 대통령선거경선에 나서겠다고 선언했다. 범여권 주자중 경선 출마 선언을 공식화한 것은 처음이다. 특히 한 전 총리의 그 다음 발언이 현 대권구도를 다시 한 번 점검하지 않으면 안 될 정세분석이라 우리를 더욱 당혹하게 했다. 그는 "다음 대통령은 아직 빈칸이다"는 점을 전제하고 "대선구도는 앞으로 열두 번도 더 변화가 있을 것"이라며, 현재의 대권구도가 전면 재수정될 것이라 내다봤다. 범여권 후보가 결정되지 않은 상태에서의 한나라당 빅2와 여타 후보로는 다음 대권을 운운할 가치가 없다는 논리다. 사실 한 전 총리의 발언이 아니더라도 지난 4.25 재보선에서 이 같은 흐름은 여지없이 무너졌다. 대통령과 여당이 빠진 선거에서 그동안 반대급부로 재미를 보았던 한나라당의 무패 행진은 참담한 패배로 귀착됐다. 재보선 무패신화라는 말이 나돌 정도로 한나라당은 연전연승을 거듭했었다. 한 전 총리는 또 출마 시기와 관련 "정치는 구도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면서 "구도를 만들기 위해 열심히 일하고 그 구도를 보면서 적절한 시점에 하겠다"고 했다. 구도가 맞지 않으면 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이는 한나라당처럼 당내 이전투구보다 정권을 잡는데 최선을 다 하고, 역량이 부족하면 보다 경쟁력 있는 후보에게 깨끗이 양보하겠다는 함의다. 남자보다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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