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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지산, 신불산 등 영남 알프스 산자락을 누비며 등산객이 버리고 간 산 쓰레기를 수거하는 현대자동차의 산 사나이 채희동씨(44)

 

 울산의 자랑인 영남알프스 산자락을 누비며 매주 등산로 주변에 버려진 쓰레기를 수거하는 사람이 있어 화제다.
 화제의 주인공은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에 근무하는 채희동(44)씨.
 채씨는 평소 건강을 위하여 울산인근의 수려한 산자락을 즐겨 찾는 우리 주변의 평범한 등산 마니아 중의 한 사람이다.
 등산로 주변에 버려진 쓰레기를 줍기 시작한 것은 일년 전쯤부터. 캔과 페트병이 산속에 나뒹굴며 방치되는 것을 보며 안타까움을 금치 못했던 채씨는 그 후부터 산을 오를 때마다 빈 비닐봉투를 몇 개씩 준비해 가 이를 수거하기 시작했다.
 등산을 하다가 먹고 난 빈 음료캔 등을 아무렇지도 않게 버리는 사람들을 어렵지 않게 보게 된다는 채씨는 그런 사람들은 진정 산에 오를 자격이 없는 사람들이라고 꼬집는다.
 채씨는 지난 한 해 동안 가지산과 신불산, 운문산, 능동산 등 울산 인근의 영남알프스 산군만 해도 모두 37차례나 올랐을 정도로 등산은 이미 일상생활 이다시피 몸에 밴 취미생활이 되었다.
 그러다 보니 등산로 주변으로 버려진 쓰레기들이 언제부턴가 채씨의 눈에 거슬릴 수밖에 없었고, 나 혼자만의 작은 힘이나마 이를 수거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고 한다.
 다른 일행들과 함께 등산을 하게 될 때도 다져진 체력 덕분에 늘 20~30분 가량 먼저 산에 오를 수 있었던 채씨는 그 여유시간을 이용해 쓰레기 수거를 몸소 실천해 왔다.
 그러나 채씨의 쓰레기 수거에는 어려움도 적지 않았다. 쓰레기를 버리는 사람들이 빈 페트병과 캔을 등산로 주변으로 멀리 던져버리는 게 일쑤여서 줍는 일이 생각만큼 쉽지 않았다. 나뭇가지에 걸리고, 가시덤불에 긁혀서 손등에 상처가 난 것도 여러 번이었다고.
 이런 그를 보고 처음엔 "왜 쓸데없이 그런 일을 하느냐"고 나무라던 아내도 이제는 남편 채씨와 함께 등산을 즐기며 쓰레기를 수거하는 동반자가 되었다.
 채씨는 "즐길 줄만 알고 보호할 줄 모른다면 진정한 등산인이 아닐 것"이라며 "시민들 모두가 울산의 명산인 영남알프스를 지키는데 앞장섰으면 좋겠다"는 소망을 밝혔다.  정재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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