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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휴일과 방학이 무서운 아이'라는 제하의 기사가 방학을 앞둔 시기면 어김없이 등장한다. 북한과 아프리카 등에까지 식량 원조를 하는 국가에서 '배 굶는' 아이가 존재한다는 것은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이는 부끄럽지만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현실이다. 결식아동의 동기가 어떻던 우리가 이를 외면하고 살았다는 것은 시스템의 문제다. 결손가정의 아이들 가운데 누군가의 도움 없이는 스스로 끼니를 해결할 수 없는 아이가 있다면, 마땅히 이들에게 상시 도움을 줄 수 있는 체제를 갖춰야 한다. 특히 5월은 가정과 청소년의 달이다. 제2차 세계대전이후 미국의 역대 대통령 중 가장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고(故) 레이건 전 대통령은 그의 취임사에서 "우리 미합중국의 시민권자로서 배가 고파 잠을 이루지 못하는 아이가 단 한 명이라도 있다면 우리는 이 시간, 모든 부와 힘을 포기해야 한다"고 역설한바 있다. 이는 결식아동에 대한 전 국민의 관심을 환기시켰다는 점과 함께, 세계 최고의 문명국가에서도 소외계층은 엄존하고 있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한 용기로 받아들여졌다. 그것도 미국의 대통령이 취임사에서 당당히 밝혔다. 결식 이웃에게 무료 도시락을 전달하는 '행복을 나누는 도시락 급식센터' 울산점이 9일 동구에 문을 열었다는 소식 역시 이 같은 흐름의 반영이다. 이 급식센터는 동구청이 부지와 건물을, SK행복나눔재단이 시설 및 운영비를 지원하고 노동부가 인건비를 부담하는 등 각 기관이 힘을 모아 탄생시킨 '사회적 기업'의 하나다. 전국적으로는 24번째 지점이다. 지난해 8월 동구 자활후견기관이 SK의 '결식이웃지원 도시락 급식센터 지원사업'에 공모해 같은 해 9월에 사업이 선정됨에 따라 동구청이 올해 초 부지를 매입해 제공했으며 2월부터 리모델링과 내부 시설 설치 작업에 들어가 지난 2일 센터가 완공됐다. 센터는 동구 방어동 구 상수도사업본부 동부사업소 건물에 연면적 120평 규모로 조성됐다. 센터에서 일할 영양사와 조리사, 배달원 등은 모두 노동부의 '사회적 일자리 사업'의 일환으로 취업했으며, 센터를 수탁 운영하는 동구자활후견기관은 '행복도시락'을 지역 어린이 430명에게 배달하고 점차 도시락 배달량을 늘여갈 계획이다. 급식센터가 어찌 동구에만 필요한 시설물이겠는가. 울산 전역이 비슷한 처지다. 아이들이 휴일 날, 어른들 틈새에서 무료급식을 기다리지 않고 따뜻한 밥 한 그릇을 먹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 비뚤어지지 않고 바르게 키울 수 있다. 제2, 제3의 도시락 급식센터가 하루빨리 문을 열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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