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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륜(人倫)과 천륜(天倫)은 부모공경으로 통한다. 서자(庶子)도 있고, 사생자(私生子)도 있을 수 있지만, 부모 없이 이 땅에 태어난 사람은 한 사람도 없다. 그러므로 우리가 부모를 공경해야 하는 것은 학교에서 도덕을 배워서가 아니라 생득적(生得的)인 습관인 것이다. 그럼에도 5월의 달력을 보고 있자면, 무언가 아쉬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 두 번의 공휴일이 있어서 하루는 종교적인 날이고, 하루는 어린이날인데 최근에는 21일을 법정 정부기념일인 '부부의 날'로 제정키로 했다고 한다. 부부의 날은 부부관계의 소중함을 일깨우고 평등 부부 문화를 확산시키기 위해 제정됐다는 것이다. 그러고 보면 가정의 달인 5월에 아이들 날도 있고, 부부의 날도 있는데, 유독 빠진 것이 있다면 어버이날이다. 물론 공휴일을 무한정 늘릴 수도 없고, 공휴일로 정하자는 것도 아니지만 이러한 정황들이 부모 공경을 소홀히 하는 세태로 가는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이다.
 그래서인지 요즈음 세간에는 새로 짓는 아파트 이름이 영어로 길고 어려울수록 인기가 높다는 우스개 소리도 있다. 이를테면 '베0리 힐스 빌리아' '해0트리 지엔느' '마0스타워 울산Ⅱ' '위0더 제니스' 등 이름을 들어도 뜻도 잘 모르겠고, 혀도 잘 안돌아가고 몇 번을 외우려고 해도 잘 외워지지 않는 이름들이다. 그러니 항간의 말처럼 노부모들이 찾아가려해도 이름을 몰라서도 못 찾아가겠으니 집값이 오른다니 말이나 되는 말인가! 영어 남용 아파트 이름부터 규제하고 고쳐야 '효'가 살아날 것 같은 생각도 든다. 세상은 오해와 진실로 채워져 있다고 하지만, 기독교에 대한 가장 큰 오해는 '효'가 없는 종교라는 것이다. 그러나 세상의 어떤 종교에도 '경전'이나 '기도'가 없는 종교가 없듯이, '효'를 가르치지 않는 종교는 없을 것이다. '효'가 없는 종교는 종교의 가치를 상실한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기독교의 정경인 성경에는 하나님이 말씀하신 수많은 계명들이 있다. 유대인들은 그것을 613가지로 축약했고, 그 대표적인 것이 '십계명' 인 것이다. 십계명은 크게 둘로 나누어지는데, 하나는 1계명에서 4계명까지로 '하나님 사랑'에 관한 것이고, 5계명에서 10계명까지는 '이웃사랑(인간사랑)'에 관한 것이다. 그 중에서도 인간사랑에 관한 6가지 계명 중 첫 계명으로 주신 것이 5계명인 '네 부모를 공경하라'인 것이다. 이것은 인간 사랑의 첫 계명인 셈이다. 성경에는 자식을 노엽게 하지 말라는 말에 비해서 부모를 사랑하라는 말들로 가득 채워져 있다.
 이유는 내리사랑은 누구나 잘 하지만 위로사랑은 잘 안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성경은 이러한 하나님의 명령을 지켜 부모를 공경하는 사람에게는 '장수(長壽)와 부귀(富貴)'를 주시겠다고 약속하셨고(잠언3:16), 부모에게 완악(頑惡)하고 패역(悖逆)하여 부모의 징책(懲責)을 듣지 않고 방탕하며 늘 술에 취해 살거든 법에 따라 처형하게까지 허용하고 있을 만큼 부모공경에 대해서만큼은 가장 엄격한 것이 구약성경의 율법이었다(신명기21:18-21). 제사제도는 종교마다 제사의식의 차이가 있는 것이요, 타종교를 따라해야 하거나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다. 그러나 부모공경에 대해서만큼은 시대와 민족과 인종과 종교에 상관없이 지켜야 할 불문율(不文律)인 것이다.
 내 부모님은 완벽하신 분이어서나 남들보다 상대적으로 많은 혜택을 주어서 공경하는 것이 아니라 내 부모이기 때문에 조건 없이 공경해야 하는 것이다. 성경에는 의인(義人)이라 칭함을 받았던 노아도 실수했던 적이 있는데, 그 때 부모의 허물을 덮었던 셈과 야벳은 축복을 받았고, 부모의 허물을 떠벌렸던 함은 저주를 받은 것을 볼 수 있다. 완벽한 부모도, 아주 악한 부모도 없다. 부모는 우리가 선택할 결정권이 없듯이, 공경과 불효를 결정할 선택권도 없다. 선택이 있다면 오직 하나 뿐이다. 그것은 "네 부모를 공경하라"는 말씀에 순종하는 것뿐이다. 모든 윗사람에게 인사 할 줄 아는 사람이면 그 사람은 틀림없이 부모를 공경하는 사람일 것이다. '효가 살아야 나라가 산다'. 부모 공경하기를 샘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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