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우리 주변에는 무심코 보아 넘기는 것 가운데 '황금'이 널려 있다. 누가 얼마나 이를 활용하려는 창조적 마인드를 갖느냐에 따라 쓰레기를 돈 뭉치로 만들 수 있다. 울산시가 공단에서 아무렇지 않게 버리는 폐열에 관심을 갖고, 이를 활용하려 나선 것도 바로 이 점을 착안해서다. 공단 폐열을 이용해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호접란을 가꾸겠다는 '공단 폐열 및 폐기물 매립장을 활용한 지역특화 난 육성사업' 계획이 바로 그것이다. 더욱이 17일에는 산업자원부의 지역진흥사업으로까지 확정됐다. 정부 발표는 곧 지원금이 수반된다는 뜻이다. 지역에 남아도는 폐열로 수익을 창출하면서 폐열발생 업체, 이용업체, 지자체가 공히 동반성장을 할 수 있는데 정부 지원금까지 받을 수 있게 되었으니 이를 보고 일석사조라 하지 않겠는가. 울산시에 따르면 이 사업에는 시(농업기술센터)와 울산산업진흥테크노파크, 폐기물업체 ㈜범우, 한국생산기술연구소, 건국대학교 등이 참여하며, 올해부터 2010년까지 국비 26억원과 지방비 등 모두 36억900만원이 투입된다. 산학연이 총 망라돼 울산농업의 경쟁력을 끌어올리겠다는 야심 찬 계획이다. 또 이번 사업의 성공여부에 따라 다른 사업으로도 얼마든지 확대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열려 있다. 참여 기관단체와 업체는 울주군 온산국가산업단지 내 폐기물 업체인 ㈜범우 매립장에 올해 500평 규모의 폐열난방 하우스를 설치해 이 회사 소각장 보일러에서 나오는 폐열을 이용해 난을 생육하고 내년과 2009년에도 각각 500평씩 시설을 확장해 다른 업체에서 발생하는 폐열도 활용할 예정이다. 이 사업은 범우의 소각장 보일러에서 발생해 버려지는 150℃의 수증기를 하우스 난방용으로 공급하면 호접란 성장에 적합한 25℃의 온도를 항상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돼 추진됐으며, 생산원가를 60%나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 호접란을 집단으로 재배하는 울주군 서생면과 북구 호계동 농가들도 폐열난방 하우스에서 난방비가 많이 드는 겨울철에 키운 호접란을 들여와 출하하면 연료비를 줄일 수 있어 가격경쟁력이 뛰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호접란 생육에 25℃의 온도 유지가 필요해 7, 8월을 제외하고는 난방이 필요하며, 이 때문에 난방비가 생산비의 50~60%를 차지한다"며 "공단의 폐열을 이용하면 생산비를 크게 줄여 가격경쟁력이 강화되는 것은 물론 농업과 공업, 환경의 상생모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자유무역협정 체결로 어느 때보다 힘이 든 농가에 빛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저작권자 © 울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