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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달빛에 보는 울산의 자연풍광과 유적 및 유물은 신비롭습니다. 달의 어디에서 비치냐에 따라 각 모습이 달라보입니다"
 지난 11일 울주군 상북면 등억리 간월사지 일대를 마지막으로 지난 6월부터 12월까지 진행된 올해 '달빛 문화기행'이 마무리 됐다.
 이날 오후 6시 울산문예회관을 출발 100여명의 달빛 기행자들은 간월사지의 석조여래좌상을 비롯 문화재 및 유물을 둘러본 뒤 인근 도깨비 도로와 작괘천, 작천정에서 모닥불을 피워놓고 감자와 고구마를 구워먹으며 국악과 춤 등의 공연을 감상했다.
 달 밝은 밤엔 누구나 한번쯤 걷고 싶은가 보다. 그래서일까. 울산의 달빛 문화기행이 마련된 날은 지역의 역사가 서린 사찰이나 옛 향기 짙은 문화유산을 감상하고자 하는 달빛순례자들로 북적거렸다.

 

 # 모두 7회 진행된 올해 '달빛 기행'
 매월 음력 보름날 저녁 은은한 달빛 속에서 울산의 문화유산과 자연풍광을 감상한 '달빛 문화기행'은올해 모두 7회 진행됐다.
 경주에서 5년 전 시작한 달빛 기행을 울산에서 올해 처음 벤치마킹해 선보인 것. 
 달빛 기행을 마련한 전국문화원연합회 울산지회(회장 김철·이하 울산문화원연합회)는 지금까지 매회 90여명이 참여했으며 모두 650여명이 함께 했다고 밝혔다.  

   매회 90여명 참여 호응 높아
 당초 계획에는 참가자 45명, 6~11월 총 6회를 기획했으나 지역민의 높은 호응을 반영해 참가자 수를 90명으로 2배 늘였으며 계획에 없던 12월 달빛 기행도 차려낸 것이다. 
 지금까지 진행된 달빛 기행 내용을 살펴보면 음력 5월 보름날이었던 6월 10일은 <수천년의 세월을 뛰어넘은 울산>이란 주제로 반구대 암각화와 천전리 각석을 둘러봤으며 언양읍성에서는 참가자들이 강강술래로 달빛아래 여정을 마무리했다.
 음력 6월 보름인 7월 10일은 <자연과 사람이 한데 어우러져 소통하는 축복〉 주제로 설화가 전해오은 선바위와 박제상의 얼을 기리는 치산서원을 둘러봤다.
 주제로 8월 12일은 <보름달이 그려낸 동양화>란 타이틀 아래 동구 대왕암 송림과 주전해안 자갈밭 등 울산 동구의 바닷가의 정취를 담은 여정으로 짜여졌다.
 9월 9일은 <처용에 깃든 숨결〉을 주제로 처용암을 먼저 둘러보고 학술적 가치가 높은 역사적 유적지로 개운포성지, 간절곶 일대를 달빛아래 순례했다.
 10월에는 십리대숲을 달빛 아래 거닐었으며 울주군 청량면 망해사에서 탑돌이를 하며 <아름다운 울산의 밤〉을 보냈다.

  

   계획없던 12월 행사도 추가
 <선조의 유산〉을 주제로 한 11월 14일 달빛기행은 일제식 성곽 서생포 왜성과 고운 모래가 유명한 진하해수욕장을 둘러봤고 12월 9일 간월사지에서 올 한해 달빛 기행은 끝났다.
 
 # 달빛아래 바라본 울산이 새로워 호응 높아
 행사 기획하고 진행한 울산문화원연합회 김성태 사무처장은 "한번 참가했던 지역민은 다음달 기행일 훨씬 전부터 문의를 하고 예약을 할 정도로 성황을 이뤘다"고 말했다.
 지난 6월 10일부터 매달 보름마다 울산의 문화유산 및 울산 12경을 주제로 한 테마 달빛기행이 인기를 얻은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

   내년엔 매월 한차례 정례화
 휙 한번 돌아보는 유적지 답사가 아닌 전문가의 해설을 통해 그 시대를 숨결을 느낄 수 있는 생생한 문화기행이라 더더욱 인기를 얻은 것으로 분석된다. 여기에다 은은한 달빛의 정취와 전통 국악공연이 더해져 그 느낌은 더 새로웠다는 것이다.
 참가비가 3천원으로 저렴한 것도 매회 매진에 한 몫했을 터이다.
 두차례 자녀 2명과 달빛 기행에 참여했다는 박지현(남구 달동)씨는 "바쁜 도시에 살면서 하늘 한번 보지 못했는데 공기 좋고 볼거리 많은 곳에서 달밤에 거니는 감동은 말로 표현할 수 없다"며 달빛에 비친 사찰이나 유물은 꽤나 아름답다"고 기쁨에 찬 넋두리를 했다.
 밤에 걸어보는 울산. 뭔가 특별한 맛이 있었던 것이다. 이를 내년에도 맛볼 수 있다.
 울산문화원연합회는 2007년에는 1월 정월대보름부터 매달 한차례 보름즈음에 달빛 문화기행을 준비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성태 사무처장은 "선착순으로 신청 마감되던 것을 내년에는 신청 사연 혹은 참가 소감을 받아 참가자를 선별하는 방식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미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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