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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부터 울산문화예술회관 제1전시장에서 열리는 그의 개인전은 박씨가 처음으로 먹과 화선지 대신 유화로 작업한 자연 풍경을 선보인다.
"전시예술을 한국화, 동양화, 서양화로 나누는 것에 반기를 들고 싶었습니다. 관념적으로 이것은 동양화, 저것은 서양화라는 틀에서 벗어나 이제는 미술을 평면과 입체 부문으로 작품을 바라봤으면 합니다"
30여년간 전통에 바탕을 두면서도 현대적인 동양화 작업을 해온 것에서 알 수 있듯 유화 작품들이지만 여백의 미가 가득한 정경들이 대부분이다.
그래서 29일까지 열리는 이번 개인전의 주제는 자연이다.
남구 삼산동 작업실에서 박씨가 담아낸 작품 30여점 속에서는 자연의 사계(四季)가 펼쳐진다.
일상적인 이미지들이지만 우리가 쉽게 지나치는 풍경들이다.
어디에서나 쉽게 볼 수 있는 자연의 모습을 한 번 더 관찰하고 작가 나름의 시선으로 순간의 감흥을 포착했다.
눈 덮인 시골, 늦봄의 한적함을 잔뜩 머금은 정경, 가을날 갈대가 주는 쓸쓸한 기운 등은 보는 이들로 하여금 마음의 안정을 찾게 한다.
"각양각색으로 변모하는 자연의 미를 먹이 아닌 유화라는 재료를 빌어 표현했을 뿐입니다. 어떻게 화폭에 담아내느냐가 중요한 것이라고 봅니다. 그리고 어쩌면 실제로 봤을 때는 장엄하지도 빼어나지도 않을 경치들일지 모릅니다. 하지만 이를 재해석하면서 새로운 구도를 만들어봤습니다"
그래서일까. 300호에 이르는 작품 3점에서는 담담하면서도 은은한 맛이 배어 있다.
원색이 아닌 한 단계 가라앉은 색채를 주조로, 전반적으로 차분한 분위기다.
특히 대형 가로화폭에 설악산의 설경을 그린 '설악에서' 는 보는 이로 하여금 눈 덮인 산길 속으로 따라 들어가고 싶은 충동이 일어나게 한다.
근경이나 중경보다는 원경을 그려 보는 이와의 거리감도 있고 현장감도 있는 작품이다.
이 밖에 설경이든 안개 피는 계곡 풍경이든 농담과 여백의 미감을 살린 작품이 잔잔함 감동을 전한다.
영남대학교 미술대학 및 부산대학교 교육대학원을 졸업한 박종민씨는 대한민국미술대전, 경남미술대전, 울산미술대전 등에서 여러차례 입상했으며 동해남부교류전, 문인화 정신의 모색전, 선사시대 그 이후전 등 다수의 그룹전에 참여했다. 울산시미술대전 초대작가로 울산미술협회에서 활동하고 있다. 전시문의 016-566-3728. 김미영기자